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중국 고위안화 시대에 대비하자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1조5,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한해에만 무려 4,619억달러나 늘어났다.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가 각각 2,622억달러와 700억여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중국정부의 점진적 위안화 절상과 고금리정책에 편승해 최소 천억달러에 달하는 핫머니가 유입되면서 외환보유액이 천정부지로 늘어났다. 올해도 무역수지 흑자, 외국인 직접투자와 핫머니 유입 규모는 최소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에는 2조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외환보유액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외환보유액의 급증은 중국 위안화의 급속한 절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위안화 절상폭은 6.4%로 예년의 3%대를 크게 넘어섰다. 세계 주요 기관들은 올해 위안화 절상폭을 8~10%로 전망하고 있다. 과다한 무역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은 중국경제를 저물가ㆍ저위안화 시대에서 고물가ㆍ고위안화 시대로 전환시키고 있다. 그리고 위안화 절상의 장기적 추세는 중국경제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외자기업에 의한 수출주도형 성장에서 중국기업 주도하의 내수의존형으로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중국정부는 무역수지 흑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자기업들의 수출억제를 위해 많은 조치들을 취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들로 가공무역제한조치, 외자기업에 대한 조세우대 폐지, 4대 보험제 강제시행, 신노동법과 같은 친노동적인 정책 추진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외자기업들의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위안화 시대는 중국기업들을 기술혁신과 수출구조 고도화로 내몰 것이다. 중국정부는 국내기업 중심의 연구개발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수출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첨단제조업과 소재산업 등에서 지적재산권을 갖춘 독자브랜드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중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의 유입(引進來)보다는 중국기업의 해외투자(走出去)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약달러로 인한 자산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의 해외투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 인수합병(M&A) 시장과 주식ㆍ채권ㆍ자원시장에서 중국이 큰손으로 부상할 것이다. 위안화의 절상속도도 크게 빨라지면서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될 것이다. 이미 중국정부가 환율보다는 물가안정을 우선시하기로 함에 따라 유동성 억제를 위한 위안화의 대폭적인 절상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고위안화 시대는 우리의 대중국 경제협력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진출전략을 생산거점형에서 소비시장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명품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제품과 연구개발은 물론 인력의 현지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중국 투자 일변도로 진행됐던 양국간 투자협력도 쌍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중국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적극 유치해 역수입을 통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방안도 적극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악화되고 있는 중국의 외국인 투자환경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특히 중국에서 철수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합법적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중국 내 인건비가 크게 인상되면서 제조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폭이 커지면서 중국 수출가격이 크게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수출 독점력이 높은 민생 품목들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정책당국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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