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본격적인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할 때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중심으로 시중은행의 금리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어 가계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채무관리 강화와 함께 가계대출 연착륙 방안 등 금융 현안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최고 0.13%포인트 올렸다. 비록 가산금리이기는 하나 앞으로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긴축이 강화될 경우 전반적인 시중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산금리 인상에는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낮추겠다는 금융 당국의 정책적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한 뒤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에 달해 지난 2006년 1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379조3,000억원에 이르고 총가계부채는 지난해 9월 말에 이미 77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 상환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연초부터 금리인상에 나선 통화 당국은 물가불안이 지속될 경우 올해 안에 두세 차례 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 기준금리 수준은 3% 중반으로 높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부라는 점에서 금리상승은 고스란히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시권에 들어선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 및 가계들이 상환능력에 맞게 차입규모를 적절히 조정해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채무에 따른 원리금 부담이 상환능력을 벗어날 경우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경우 가계부채가 금융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금리상승에 대한 신호 등을 통해 가계의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는 동시에 가계대출의 만기조정 등을 통해 금리상승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초저금리 시대의 타성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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