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한미FTA 국회비준 총력

섬유업계 "지연땐 미국 시장 선점기회 무산" 우려<br>주요 업종 단체들도 '2월 처리 촉구' 모임 예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가 계속 지연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경세호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과 안영기 한국화섬협회장, 박풍언 한국의류산업협회장 등 섬유ㆍ패션 관련 단체장들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를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비준해줄 것을 촉구했다. 경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섬유 수출액이 한해 1억9,000만달러가 늘어나는 등 국내 섬유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한미 양국의 정치일정 때문에 FTA 비준이 지연되면서 어렵게 타결된 협정 자체가 무산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한미 FTA 비준안은 18대 국회로 넘어가 모든 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FTA 비준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에 따른 기대이익은 우리가 미국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한국이 먼저 비준함으로써 미국 의회를 압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도 의회 심의에만 90일이 걸리는데다 오는 8월에는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대선국면에 접어들기 때문에 그 이전에 비준안이 통과되려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의회에 제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모두 한미 FTA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협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가 최근 한미 FTA의 조기 비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에는 이런 절박한 사정이 있다. 이날 섬유ㆍ패션업계 단체장들의 기자회견에 이어 23일에는 기계ㆍ자동차ㆍ철강ㆍ신발 등 업종 단체들도 전경련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조속한 국회비준을 호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ㆍ대한상공회의소ㆍ중소기업중앙회ㆍ전국은행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지난 9일 한미 FTA 비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14일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이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통일외교통상위원장, 주요 정당 대표 등을 상대로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19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분과위원회 합동회의에도 참석해 양국 의회의 조기 비준을 촉구한 바 있다. 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은 “중국ㆍ일본 등 경쟁국에 앞서 미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정치일정이나 쇠고기 수입 문제 때문에 놓친다면 천추의 한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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