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경제정책 입안자들의 역할

경제 정책 입안자들은 한 나라의 경제에서 운전자나 항해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금 두 가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경제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가 그 방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 2∙4분기 동안 전세계는 경기가 맞바람을 이겨내고 올바른 방향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러한 상황이 진정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곳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선진국에서는 경제활동이 쇠약해져 가고 있다. 영국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에 따르면 2∙4분기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가까스로 0.1%를 기록했으며 씨티뱅크는 0.2%를 예상하고 있다. 유럽 중심부도 각종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갑자기 큰 폭으로 치솟았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9%를 웃돌고 있다. 특히 실업자의 절반 정도가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 같은 불안정한 현상은 신흥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의 하락,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과 같은 문제는 사람들의 한숨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몇몇 투자자들은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3월11일에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일본의 피해다. 또 전세계 원유 생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의 계속되는 혼란과 미국 및 유로존 국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책 논쟁도 세계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 행운이나 노력으로 이러한 소란들은 곧 사라질 것이다. 그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평소에 변덕스러운 시장은 갑자기 발생하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위험감수 투자'와 '위험 회피' 사이에서 극단적으로 방향을 바꿔왔다. 그러나 정책입안자들은 보다 온건하게 대처해왔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정치에서 촉발된 결과들이 재정적인 측면에서 마비를 불러오거나 막다른 상황에서 구제 프로그램을 내놓게 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예측 가능성을 미덕으로 삼고 있으며 지난주 기준금리를 올려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선택이 현명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이 곧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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