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에서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 게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 등은 출시된 지 13~14년이 지난 '올드(old) 게임'이지만 최대 15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쟁쟁한 신작들 속에서도 동시접속자수 10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12년 전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18만명까지 늘어나면서 되레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게임은 리니지 뿐만이 아니다. 역할수행게임(RPG)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서비스에 들어간 뒤 14년이 지난 지금도 동시접속자수 2만~8만명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위메이드의 최대 매출원인 '미르의 전설2', 2003년 상용화를 시작한 리니지2(엔씨소프트), 캐주얼게임의 대명사 '메이플스토리'(2003년), 카트라이더(2004년ㆍ이하 넥슨), 슈팅게임 스페셜포스(2004년ㆍ네오위즈게임즈), 던전앤파이터(2005년ㆍ넥슨) 등 5년 이상 된 게임들 역시 수 만명의 동시접속자를 확보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올드 게임의 관록은 인기게임의 순위를 보면 보다 분명해 진다. PC방 게임 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가 조사한 지난 6일 현재 인기게임 순위를 보면 리니지2가 이용률 4.77%로 6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리니지2(7위), 던전앤파이터(9위), 스페셜포스(10위) 등 무려 4개의 장수 게임들이 톱10에 포진했다. 업계에서는 장수 비결의 이유로 그 자체가 가지는 재미도 있지만 온라인 게임 자체가 가지는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게임에서 상당한 수준에 오른 이용자가 게임을 그만 두면 그 동안 모아놓은 아이템과 게임을 하면서 형성한 커뮤니티 구성원을 포기해야 한다. 한마디로 수 년간 게임을 하면서 쌓은 이용자의 모든 재산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08년 아이온이 등장하기까지 리니지 이후 10년 이상 시장을 매료시킬만한 신규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수 게임들은 서비스 초반부터 커뮤니티 등으로 결속력을 높이면서 게이머들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쓸 만한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업계가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