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월 25일] 조선과 IT의 융합

지난해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선박발주 급감으로 일시적으로 조선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지만 설계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으로 한국이 세계 최강 조선국가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점점 대형화ㆍ고속화ㆍ첨단화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선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조선업은 크게 선박설계ㆍ선박건조 및 선박운항으로 구성되는 조선해양 분야와 선박의 제어ㆍ통신ㆍ항해 관련 장비를 일컫는 조선기자재 분야로 구분된다. 한국이 유럽ㆍ일본 등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기까지 조선해양 분야의 강점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최대 조선국가로 발돋움한 이면에는 조선기자재 기술을 비롯한 핵심 원천기술 부재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선박 설계와 건조 능력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조선기자재 기술력은 여전히 유럽ㆍ일본ㆍ미국 등에 뒤지는 것이 현실이다. IT와 조선의 융합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주목 받고 있다. 전체 선박건조 원가 가운데 조선기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선박종류에 따라 대략 55~65% 안팎이며 그 중 IT기자재는 컨테이너선 7~8%, 탱커 5%, LNG에서 1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고급화가 이뤄지는 만큼 비중이 점차 확대돼 향후 총 건조원가의 15%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0년간 총 45조원의 직간접 시장규모를 감안한다면 IT기자재의 절대 금액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T기자재의 경우 고부가 제품으로 기술력 확보에 실패한다면 핵심 기자재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IT와 조선을 성공적으로 융합할 경우 고부가가치 선박제품 시장점유율을 높여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 견제와 함께 조선 분야 초일류 국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가졌음에도 원천기술이 취약해 고부가가치 선박용기자재 개발에서는 상대적으로 처져 있다. 한국 조선업이 IT 융합으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기업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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