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25일] <1225> '중공' 유엔 가입


미국은 좌절하고 사회주의 국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자유중국(대만)이 국제연합(유엔)에서 축출된 자리에 중공이 새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25일 밤 유엔총회 표 대결 결과는 중공 가입 찬성에 76, 반대 35. 조지 부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표결 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10년 전에 마련한 ‘중요사항 방식’이 비동맹국가 회원국의 증가로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중요사항 방식이란 중국의 대표권 변경에 대해서는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는 조항. 중공 가입을 막기 위한 방패인 ‘중요사항 방식’이 뚫릴 것으로 본 미국은 대만을 쫓아내는 데도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도록 하자는 ‘역(逆)중요사항 방식’을 제안, 표결에 부쳤으나 55대59로 부결되고 말았다. 중공 가입이 확정된 직후 부시 대사는 중국에 국한해 1국가 2대표를 인정하자는 긴급제안으로 대만 구하기에 나섰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결국 유엔에 의해 ‘한국전쟁의 침략자’로 규정됐던 중공은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까지 꿰찼다. 한국에서 탄식이 나오는 가운데 각국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먼저 일본이 약삭빠르게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소련 포위망에 중공을 끌어들이고 싶었던 미국은 이듬해 2월 말 양국 간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상하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공이 죽의 장막을 걷고 국제무대에 나온 지 37년. 부시 당시 대사의 아들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열릴 G20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부탁할 예정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과 제조업 기반을 의식해서다. 4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게 변했다. 한국도 요즘에는 중국이 보유한 달러를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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