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양가 10∼20억에 취득·등록세만 1억/“초고가주택 불티난다”

◎평당 2천2백만원에도 물량동나/서울 고급오피스텔·빌라트·주상아파트 주도/소비자욕구 변화… 부동산 신종투자 측면도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주택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3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반 분양아파트가 여전히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격만 10억∼20억원에 이르는 집들이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빌라트(빌라와 아파트 개념을 합친 주택), 빌라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주택은 매입 때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 등 세금만도 5천만∼1억원에 이른다. 수도권의 20평형대 중소형 아파트 값에 버금가는 액수다. 지난해 초 분양에 들어갔던 서울 서초동 T주택은 평당 분양가가 2천2백만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는데도 석달만에 물량이 동났다. 고급 축에 끼는 주변의 빌라들이 평당 1천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두배 이상 비싼 값이다. A건설이 지난해 12월 도봉구 쌍문동에 건설한 지하 3층, 지상 14층짜리 80평형 빌라 38가구도 곧바로 분양이 마감됐다. 또 지난 14일부터 분양한 마포구 동교동의 고급 오피스텔도 일주일만에 완전 분양됐다. 특히 55·75·84평형 46가구는 폭발적 인기를 끌어 회사 관계자들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 회사는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의외로 많자 강남구 청담동에 부지를 확보, 오는 4월 11가구의 고급 빌라트를 분양할 예정이나 이미 예약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공영이 지난해 서울 잠원동에 지은 오페라하우스도 77·79·89평형 19가구가 모두 분양됐다. 특히 복층인 89평형은 분양 가격이 10억7천3백만원인데도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들 주택은 하나같이 최고급 실내장식과 마감재를 자랑한다. 건물 외부의 마감을 최고급 외제 벽돌로 장식한 것은 기본이고 화강석으로 현관을 장식하는 한편 수입 대리석으로 바닥을 마감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거의 모든 실내장식이 고급외국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초동 T주택의 경우 대리석·벽지·가구·침대는 이탈리아제고 욕조와 스팀사우나는 미제, 변기와 1백20인치 대형 액정 TV 모니터는 일제다. 싱크대·식기세척기 등 주방가구는 독일제 시스템키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 값이 비싸도 이들 고급 빌라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끼리끼리 모여 살고자 하는 상류사회 특유의 우월의식이다. D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빌라는 매물이 쌓여 있는 반면 최고급 빌라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며 『개인 사업자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6∼7억짜리 집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의 장기 침체로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게 되자 상대적으로 고급 주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원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쾌적하고 편리한 곳에서 살고자 하는 쪽으로 소비자들의 욕구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고급 주택을 찾는 계층의 폭도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급 주택이 인기를 끌자 업체들이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빌라트 부지로 서울시내 자투리 땅을 매입했거나 매입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종로구 구기동 5백50평에 88평형 빌라 19가구를 지어 오는 5∼6월께 분양할 계획이다. 청구는 오는 6월 서초구 방배동에 1백10평형 빌라 17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산도 서초구 반포동에 대지 8백97평을 구입, 오는 4월 67∼80평형 규모의 고급 빌라 2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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