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궁서 나온 다같은 생명 권력이 함부로 취급말아야"

연극 '태' 재공연 오태석 국립극단 예술감독


“똑같이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났는데 뭐 너희들만 유독 대단할 게 있느냐. 다 같은 생명인데 권력이 있다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면 되겠느냐 이런 생각에서 만든 거죠.” 지난 2월 국립극단 예술감독에 선임된 오태석이 연극 ‘태’ (胎)를 또 다시 무대에 올린다. 1974년 초연한 태는 국가를 대표할만한 공연을 뽑는 국립극장의 ‘국가 브랜드 공연’에 선정돼 11월 10~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태의 원작자인 오감독은 이 작품을 “정치 권력과 자궁의 힘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70년대 중반 박정희 대통령이 장준하와 백기완씨를 겨냥해 소급계엄령을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아침 데모에 나섰던 연대 의대 본과 학생 8명이 끌려 들어가게 됐지요. 그때 그 학생들을 보니 사육신이 떠오르더군요. 내게 잘못이 없어도 외삼촌이 죄를 지으면 나까지 죽을 수 있다는 사육신의 역사가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저려왔던 겁니다. 내 가슴이 이렇게 ‘찡’한데 이걸 무대에 올리면 관객들 마음도 똑같지 않겠느냐 생각해서 ‘태’를 쓰게 됐던 거죠.” 세조의 왕위 찬탈을 소재로 한 ‘태’는 자신의 증손자를 살리기 위해 종의 아이와 손자를 바꾸는 사육신 박팽년의 아버지 박중림 이야기를 골격으로 단종을 섬기다가 죽음을 맞는 충신들과 그 가족들 아픔을 그렸다. 오 감독은 “생명이란 소중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낳아 주신 부모와 조상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 한다는 철학이 작품 속에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 세조의 어머니 소헌왕후와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 등을 등장 인물로 새로 추가해 ‘죽음’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켰다.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장민호, 백성희 씨가 각각 신숙주와 소헌왕후 역으로 출연한다. 세조와 박중림 역할은 각각 김재건과 문영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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