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민간소비 3~4% 늘듯

■ 재경부 '소비동향.전망'부동산.증시 활기… 개인자산가치 높아져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저금리 추세와 주식, 부동산시장의 안정에 힘입어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민간부문 소비의 견조한 상승세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을 보완하면서 내년 경기회복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경제부는 30일 '최근의 소비 동향과 내년도 전망'이란 자료를 통해 "내년 소비는 소비자신뢰지수의 호전과 낮은 금리, 주식 및 부동산시장의 안정으로 3~4%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경부의 내년 민간소비 전망은 한국은행(3.8%), 한국개발연구원(3.7%), LG경제연구소(3.2%), 금융연구원(4.3%) 등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은행의 예대마진이 확대돼 대출금리가 인하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풍부한 금융시장의 유동성과 저금리가 소비를 진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식 및 부동산시장의 안정으로 개인 자산의 가치가 늘어나 소비가 증가하는 이른바 자산효과(Wealth Effect)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호인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저금리와 은행들의 소비자금융 확대로 개인들의 부채가 급증, 가계수지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산잔액이 부채잔액을 훨씬 웃돌아 소비를 심각하게 제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는 늘고 있다 지난해 7.1%를 기록했던 민간소비는 올해 1ㆍ4분기 0.9%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2ㆍ4분기 이후에는 점진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며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대비 1.8%로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둔 이유도 소비가 2ㆍ4분기와 3ㆍ4분기 각각 2.9%, 3.4%씩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소비자신뢰지수(CSI)는 지난 9월 92.1을 저점으로 10월 92.7, 11월 96.7 등으로 연말이 다가올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재경부는 경기침체에도 소비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 낮은 실업률 ▲ 저금리 ▲주식, 부동산 가격 상승에서 찾고 있다. ◆ 자산효과 나타날까 이를 바탕으로 민간소비는 내년에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레저ㆍ스포츠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재경부는 특히 주식 및 부동산가격이 올라 개인의 자산가치가 늘어남으로써 민간소비를 촉발하는 자산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의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근거로 할 때 정부의 예상은 적중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는 내년 국내 주가가 80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삼성증권은 올해 대비 평균 25~30%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증권과 대우증권은 내년 중 주가가 1,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경기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주가, 부동산 가격 상승→개인 자산가치 증대→소비증가→생산 확대→성장이라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 경기회복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 관건은 기업실적 그러나 소비자들의 지갑열기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개인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최근의 소비증가는 가계빚 증가에 따른 '빚에 의한 소비' 성격이 짙다. 이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가 높아질 경우에는 소비지출은커녕 부채상환을 걱정하는 데 매달려야 할 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민간소비가 견실하게 늘어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개인들의 자금사정도 넉넉해지고 소비지출도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설사 자산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실물경기가 나아져 기업실적이 좋아지는 바탕이 없을 경우에는 거품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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