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장 강한 황사현상이 나타난 지난8일 한반도 상공에는 미군 고공 정찰기와 우리 군 정찰기 외에 다른 군용 항공기는없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황사가 발생하면 항공기와 함정, 레이더 등 군용장비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비상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11일 군당국에 따르면 각 군은 황사로부터 병력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단계별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황사정보'-'황사주의보'-'황사경보' 등 3단계 기상예보에 맞춰 전국 예하부대에서 병력과 급식, 장비 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지에 대한 자세한 행동지침을세워두고 있는 것.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300㎍/㎥~500㎍/㎥(1㎥당 미세먼지 무게) 이상일 것으로예보되면 호흡기 질환 장병들의 실외운동을 자제시키고 황사예보 수준을 실시간 확인하는 체제로 들어간다.
장병들의 급식과 부식의 오염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바깥에 놓아둔 부식물은 건물 안으로 옮긴다.
해군 함정과 헬기, 해상초계기를 비롯한 공군의 전투기, 수송기 등의 운항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도 이뤄진다.
황사주의보(미세먼지 농도 500㎍/㎥~1천㎍/㎥) 수준이면 모든 장병들의 실외활동이 금지된다. 야외훈련은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판단에 따라 가부가 결정되지만훈련을 한다고 해도 유격훈련 또는 도보행군은 금지된다.
바깥에 노출된 사격장비와 레이더 등 감시장비, 통신전자 장비 등은 덮개를 씌워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 1천㎍/㎥이상인 '황사경보' 때는 실외활동 뿐 아니라 외출.외박이 금지된다. 이미 계획된 야외훈련도 실내교육으로 대체된다.
부득이 실외활동 때는 호흡기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의무화하고 부식물이 오염됐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점검반을 운영해야 한다.
이 단계에선 항공기와 함정, 차량 운항(행)도 중지해야 한다.
특히 항공기의 엔진과 배출구, 함정의 포신, 통풍관 등에는 덮개나 커버를 덮어미세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정밀반도체가 들어있는 무기체계와 공기를 필요로 하는 각종 기동장비, 최첨단 유도무기 등이 황사로 인해 정확도가 낮아지고 고장나는 사태를 막으려는 조치다.
해군 관계자는 "가까운 부두로 피항하기가 어려운 함정은 황사가 진행하는 역방향으로 함수를 돌려 황사를 피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1천500㎍/㎥~2천370㎍/㎥ 수준인 지난 8일과같은 황사가 발생하면 비상대기 전력은 상시 출격태세를 갖추되 필수 정찰 항공기를제외하곤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