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금·공적연금등 '필수 생활비용' 사상최고

살림살이 갈수록 팍팍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빚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갚아야 할 빚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미가 보여 걱정인데 여기에다 세금과 공적보험 등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필수비용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커지고 있다.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규모와 관계 없이 삶을 위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필수 생활비용’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 가계로서는 여윳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고 살림살이도 팍팍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7~9월) 기간 중 도시 근로자들의 조세(직접세)와 공적연금(기여금ㆍ연금), 사회보험료(건강ㆍ고용보험료) 등을 포함한 비(非)소비지출과 교통통신비 등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비용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비소비지출의 경우 이 기간 중 월 평균 44만5,700원으로 같은 기간 월 소득(331만900원)의 13.5%를 차지했다. 비소비지출의 이 같은 비중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63년 이후 최고치다. 소득과 비교한 비소비지출액의 비중은 96년 2ㆍ4분기에 10.1%로 10%대를 처음 돌파한 후 환란 직후인 99년 13.0%까지 올라갔다가 2000년 12.8%, 2001년 12.4%, 2002년 10.9%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 공적연금 등의 부담이 커지면서 2003년 12.0%, 2004년 12.6%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렸으며 지난 2ㆍ3분기에 13.2%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3ㆍ4분기에 다시 이 같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비소비지출이 이처럼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조세가 20%나 늘어난데다 건강ㆍ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도 6.2% 상승했기 때문이다. 비소비지출 외에 소비지출 항목에서는 교통통신비가 전년동기보다 8.1% 늘어났다. 교통통신비는 전체 소비지출 항목에서 17.8%나 차지하는 것으로 금액으로 보면 38만4,000원으로 전 분기보다 3만500원, 전년동기보다는 2만8,700원이 각각 늘어났다. 이중 통신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0.8% 늘어나는 데 그쳐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과 기름값 인상 등에 따라 교통비가 그만큼 많아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와 ‘필수 생활비용’의 동반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세 등 세금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연금도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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