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사태 이후 눈총받는 은행권/“우리도 할말있소!”

◎시은행장들의 말… 말… 말…/“환자는 의사에게 모든 증상을 이야기하지만 기업은 은행에 나쁜 얘기를 털어놓지 않는다”/“건강한 사람 자꾸 아프다하면 진짜 병자된다”한보사태로 금융권 특히 은행들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지만 은행원들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지난 2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8대 시중은행장들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의 은행권 정서를 반영한 발언들이 많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동호 은행연합회장=최근 한 고위급 인사를 만났는데 은행도 부도가 나는 것 아니냐고 물어와 기가 막혔다. 해가 뜨고 지더라도 지구는 여전히 자전한다. 지금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금융은 여전히 잘되고 있고 잘될 것이다. (24일 8대 시중은행장 기자간담회를 주선하게된 배경을 설명하며) ▲이관우 한일은행장=정상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아침에 만난 사람이 혈색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점심때 만난 사람은 안색이 별로라고 얘기하고 저녁때 만난 사람마저도 무슨 걱정이 있느냐고 말하면 그 사람은 환자가 되고 만다. (은행경영상태가 실제 이상으로 나쁘게 비춰지는데 대해 걱정하며) 환자는 의사에게 모든 증상을 꼬치꼬치 다 얘기하지만 기업은 은행에게 나쁜 얘기를 털어 놓지 않는다. 모든 얘기를 다 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주거래은행제도의 정착·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시렬 제일은행장=기업이 부도나는 순간 은행도 타격을 받는다. 왜 우리가 앞장서 부도를 내겠는가. 다만 기업을 살리는 것과 2금융권의 부담을 1금융권이 떠맡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1, 2 금융권이 같이 살고 기업도 살리는 것이 오늘날의 시대적 요청이다. (은행장 부임후 제일은행이 부도결정에 대해 더 단호해졌다는 평가에 대해) ▲장명선 외환은행장=해마다 연초에는 인사이동과 주총이 있어 은행원들의 자세가 상대적으로 「slow」해진다. 대형부도가 겹쳐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다.(최근의 자금경색현상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응찬 신한은행장=담보보고 대출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부도후 처분을 해보면 부동산은 50%를 건지기가 어렵고 기계류는 고철값밖에 안된다. (담보대출관행을 없애고 신용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배찬병 상업은행전무,허종욱 조흥은행전무=은행장이 오늘 참석치 못한 것은 외부행사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기 때문이지 절대 다른 일 때문은 아니다. (24일 열린 8대 시중은행장 기자간담회에 은행장이 참석치 않은데 대해 혹시 검찰에 불려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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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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