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침체.델컴퓨터 덤핑 대응 한계상황서 살아남기

■ 휴렛팩커드, 컴팩 인수반독점 관련 조사등 넘어야할 벽도 많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델컴퓨터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여파로 고사위기에 처한 휴렛패커드(HP)와 컴팩이 힘을 합쳐 본격적인 PC 시장 탈환에 나섰다. 다른 정보기술(IT) 업체와 마찬가지로 두 업체는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델컴퓨터가 지난해 10월부터 가격인하 전략으로 급속하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PC 사업 자체를 아예 포기할 계획까지 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격인하 정책의 성공으로 판매량이 증가해 자금력이 풍부해진 델컴퓨터가 보다 공격적으로 가격인하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된 반면 실적악화에 허덕이던 이들 업체는 이에 대항하기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게 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실제 IBM은 이미 PC 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컴팩도 올 6월 델컴퓨터와의 가격경쟁에서 항복을 선언, PC 판매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쪽으로 사업 비중을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HP 역시 PC 부문을 포기하고 수익이 나는 프린터 부문에 회사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 확산돼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HP는 PC 사업을 포기하기보다는 컴팩을 인수, 새로운 전환점을 찾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PC 부문 매출감소로 사퇴압력을 받아오던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은 컴팩 카드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HP와 컴팩의 합병으로 이들이 세계 PC 사업의 19%를 차지해 최대 PC 제조업체로 부상하면서 일단 규모 경쟁에서 13%를 점유하고 있는 델컴퓨터보다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덩치를 키운 HPㆍ컴팩 연합군은 델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통해 그동안 빼앗겼던 시장 점유율 만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 분기 HP는 PC 부문에서 1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컴팩 역시 1억5,5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상황이어서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감원 및 비용절감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반독점 관련 조사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양사간의 합병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해 미 반독점 당국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그동안 살길을 모색하던 나머지 PC 업체도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점쳤다. 실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일부 공장폐쇄에 나선 일본의 NEC 등이 상황에 따라서는 PC 부문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PC 시장에서 시작된 가격인하 전쟁이 컴퓨터 서비스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시장으로까지 번지면서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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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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