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극계의 '살아있는 신화' 피터 브룩 작품 국내 초연

17~20일 LG아트센터 '11 그리고 12'


'현대 연극계의 살아있는 신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85세의 영국 연출가 피터 브룩(사진)이 한국을 찾는다. 옥스퍼드대학 시절에 연극 '닥터 파우스트'를 대학 극회 무대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60여년간 연극의 정형화와 규칙을 깨는 70여편의 작품을 발표해온 브룩의 삶은 현대 연극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연출가로 활약했으며 20대엔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오페라 작업을 했고 30대엔 성서보다 15배나 긴 인도 대서사시 마하바라타를 9시간짜리 연극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첫 한국 무대는 오는 17~2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작품은 아프리카 수피교 지도자 티에르노 보카의 생애에서 영감을 받은 '11 그리고 12'다. 지난 2004년 초연된 '티에르노 보카'의 후속작으로 아프리카 작가 아마도우 함타페 바의 책을 브룩의 오랜 동료인 마리 엘렌 에스티엔느와 함께 작업해 무대에 올린 것이다. 스토리는 아프리카 수피교의 '완벽의 진주'라는 예배 의식에서 출발한다. 1930년대 이 기도문을 몇 번 암송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라이벌 관계인 두 종파가 분쟁을 일으켰다. 열 두번이냐 열 한번이냐 문제였으며 보카는 두 종파를 화해시키려 했지만 결국 쓸쓸히 추방당한다. 브룩은 카펫 한 장만이 바닥을 장식한 단출한 무대에서 영국ㆍ미국ㆍ이스라엘ㆍ스페인ㆍ프랑스ㆍ말리 출신 7명의 다국적 배우, 일본 전통악기의 라이브 음악, 그리고 작은 소품만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브룩은 이번 작품에 대해 "주인공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폭력을 거부하는, 어떤 타협도 허용하지 않는 관용"이라며 "사상가 티에르노 보카의 삶과 신념을 통해 지금도 인류사에서 끊이지 않고 분쟁과 폭력에 대한 항의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2월 런던 공연 후 영국의 '가디언'지는 "11 그리고 12는 고요하고 사색적인 작품으로,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어려운) 이슈를 명료하게 표현하는 피터 브룩이 만든 작품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02) 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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