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달만에 대규모 '팔자'…외국인 움직임 심상찮다

1분기 실적부진, 2분기도 '부정적'<BR>세계 경기 둔화추세 국내 증시에도 부담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한달 만에 주식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매물을 토해냈다. 이 영향으로 28일 종합주가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걸려 있는 920포인트마저 깨졌다. 전날보다 12.43포인트(1.34%) 하락한 917.73포인트를 기록했다.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증시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날이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며 지수 하락을 겨냥한 단기 매매에 치중하면서 증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한달 만에 최대 주식 순매도=이날 외국인은 1,293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지난 3월30일 2,072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한달 만에 최대치다. 이달 들어 소폭의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전날까지 23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한달 만에 대규모 매물을 내놓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미국이 6자회담 실패를 선언할 것이란 우려감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된 지난 3월 산업활동동향 등 경기지표에 대해 외국인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1ㆍ4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실망 매물을 던지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도 심상치 않다. 외국인들은 주가지수 3월물의 만기 이후 선물 순매수를 보이다 이달 14일에 들어서면서 누적 순매도로 돌아선 이후 이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장중 평균 베이시스(선ㆍ현물 가격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과 연계해볼 때 외국인은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무게를 두고 데이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도 지속 전망, 증시 영향은(?)=앞으로 외국인이 지속해서 한국 주식을 팔 것이란 전망은 증시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증시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동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상무는 “전세계 경기가 둔화되며 글로벌 유동성이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계속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해외 경기사이클에 민감하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이익 추정치의 변화가 커지고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충격도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상무는 “지수가 단기간에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하락 트렌드를 보이며 800~850선까지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1ㆍ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데다 2ㆍ4분기 실적도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가 뜸하다가 갑작스럽게 파니까 과민반응이 나온 것”이라면서 “수급이 처음 바뀔 때는 영향이 나타나지만 외국인 매도가 추세로 이어지면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대세 상승장에서 지수가 조정을 받은 시기를 살펴보면 평균 15%, 많이 빠지면 24%까지도 하락했다”면서 “현 상황은 주가가 많이 빠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국내 수급으로 버티는 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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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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