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쌀개방·개성공단 조기 이슈화 "한미FTA 벌써 삐걱"

韓 "양보못할 절대조건"에 美선 "무슨 소리" 부정적<br>양국 모두 "목표희생 안해" 협상 결렬가능성까지 언급


쌀개방·개성공단 조기 이슈화 "한미FTA 기싸움 치열" 韓 "양보못할 절대조건"에 美선 "무슨 소리" 부정적양국 모두 "목표희생 안해" 협상 결렬가능성까지 언급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손철기자 runiron@sed.co.kr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양국간 기(氣)싸움이 깊어지면서 한미 FTA 추진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쌀시장 개방 문제에 이어 북한 개성공단 생산제품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첨예한 대립이 이어져 양국 모두 협상 결렬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FTA 적용 논란과 관련, “개성공단 제품은 FTA 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 측은 이 같은 우리 입장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웬디 커틀러 FTA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 데드라인이 중요하기는 하나 협상시한을 맞추기 위해 우리 목표를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7일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우리의 마지노선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일 FTA 협상처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개성공단 문제는 쌀 개방 예외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한 ‘양보 못하는 절대조건’에 포함돼 있다는 게 정설이지만, 미국 측에서 이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정부 측은 방미 중인 고경빈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한국 측 관계자들에게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자금이 유입된다는 사실에 상당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이날 워싱턴 문화홍보원에서 가진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 당국자들을 만나본 결과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과 북한 노동자에 대한 임금직불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에 앞서 “개성공단에서 노예 노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 우리 당국자들을 긴장시켰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가동 중인 공장은 11개, 근로자 7,000명에 불과하지만 3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공장 2,000개, 근로자는 35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개성공단 제품이 한미 FTA에서 배제될 경우 이 같은 계획은 좌절될 것이 틀림없다. 쌀 개방 문제도 같은 선상에 있다. 우리 측에서는 대통령ㆍ국무총리ㆍ경제부총리ㆍ통상교섭본부장까지 나서 “한미 FTA에서 쌀 개방은 제외될 것”이라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미국 정부는 한미 FTA에서 농업 자유화 문제를 반드시 타결해야 한다”는 미 정치권과 재계의 압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신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수잔 슈워브를 임명했다. 여성인 슈워브 대표는 농업협상 전문가이자 농업개방 문제에서 USTR 내 대표적 강경론자이다. 이처럼 한미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협상시한이 길어야 내년 3월까지로 1년도 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한국이 시간에 쫓겨야 할 이유는 없다”며 협상에 여유를 갖고 충실하게 임할 것을 주문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 FTA는 한국에는 제2의 개항에 비견되는 모험이고 미국 역시 통상정책의 무게중심을 다자간 협상에서 양자간 협상으로 옮길지를 가늠할 바로미터”라며 “양국 모두 중압감이 엄청나고 주변 강대국의 견제, 국내 정치상황 변수들까지 고려할 때 협상이 파경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4/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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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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