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스마트하지 못한 스마트폰 요금제


"음성통화는 모자라는데 데이터는 남고, 데이터는 모자라는데 음성은 남고…." 대부분의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제기하는 불만이다. 사업상 통화가 잦은 50대 자영업자라면 음성통화량이, 문자와 게임을 즐기는 20대 대학생이라면 데이터 통화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정액요금제에 포함된 음성ㆍ데이터ㆍ문자 이용량은 고정돼있다. 남는 음성통화량을 데이터 통화로 전환하거나 그 반대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음성이나 데이터 이용량 중 한 쪽이 절반 가까이 남아돌아도 요금은 고스란히 내야 한다. 스마트폰 가입자라면 자신의 사용내역을 들여다보며 아까워한 경험을 갖고 있을 터이다. 또 데이터 이용량은 이월되지만 음성 이용량은 이월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높다. 그나마 KT에서 각 항목별로 조절해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데이터 통화 요금을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비싸게 책정해 데이터 이용량이 모자라는 이용자에게는 별 쓸모가 없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불만은 더 있다. 기본적으로 3만5,000원부터 시작하는 비싼 가격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지는 추세에 따라 이들의 휴대폰 이용량을 감안한 요금체계이긴 하겠지만 일반 휴대전화 출시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2만~3만원대의 이동통신비를 낸 젊은이나 중장년층은 다소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일반 휴대폰 요금제처럼 청소년이나 노인 전용 요금제가 없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 13일 정부에서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무료 음성통화량을 늘리고 청소년과 노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작 이동통신사들은 반응이 미지근하다. 상식적으로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요금제에 불만을 제기해도 가만히 있었던 이동통신사들이 정부의 '유도하겠다'는 입장에 갑자기 부산을 떨 것 같지는 않다. 광고에서만 '고객 중심'을 외칠 게 아니라 실제로도 '고객 중심'이 우선되는 이동통신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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