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X파일' 보고라인으로 의심받는 면면들

대통령을 뺀 최상층부를 도청 대상으로 했다는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비밀도청조직 `미림'의 핵심 보고라인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 라인선상의 인물로 의심되는 김현철씨, 김기섭 전 안기부 기조실장,오정소 전 안기부 대공정책실장,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역할이 검찰 수사에서 소상히 밝혀질지 주목된다. ◇`미림'과 무관 주장, 김현철씨 = 전직 안기부 출신 직원들은 미림팀 재구성의배후로 현철씨를 꼽고 있다. 미림은 1994년 재건된 뒤 해체될 때까지 4년여간 최고급 한정식집이나 호텔 식당 등에서 정계ㆍ관계ㆍ재계 등 고위 인사들의 대화내용을 녹취한 불법 도청테이프를 적어도 8천여개를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보고받던 위치에 있던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철씨가 미림팀을 기획 총괄했다고 봐야 한다. 당시정부 실세들도 모두 이 내용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YS정부 출범 직후 해체됐던 미림을 2년여만인 1994년 재건하는 데 이 전정무수석, 오 전 대공정책실장과 함께 현철씨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김씨에 대한출국금지 요청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철씨는 이런 의혹에 대해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며 전면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미림 재조직 주도했나', 오정소씨 = 검찰은 오 전 대공정책실장이 YS시절 미림팀을 재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의심하고 있다. 전직 안기부 직원으로 미국에 체류중인 김기삼씨도 언론사과 인터뷰에서 "1994년 초 오씨가 안기부 인천지부장에서 대공정책실장으로 부임하면서 1년간 활동이 거의 없었던 미림팀을 재조직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미림팀이 녹취한 불법테이프와 요약본을 당시 이 정무수석, 현철씨로 이어지는 비선라인을 통해 보고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불법 도청행위를 방조했다'는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씨는 대공정책실장으로 옮긴 지 1년만인 1995년 2월 안기부 1차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말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됐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공직에서 물러났다. 행담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있는 오씨는 이 사건으로 이미 출금된 상태다. ◇미림 재조직에 핵심역할 의혹, 김기섭씨 = 김 전 기조실장은 미림팀을 재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 전 대공정책실장의 제안에 따라 재구성 추진 지시를 내린 핵심인물이자 주동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씨는 1997년 대검 중수부가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김현철씨사건'을 수사할 당시 오씨와 함께 각종 정보를 현철씨에게 보고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국정원은 김씨가 미림 재가동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당시 김 실장은 이 업무와 무관한 보직에 있었다. 신뢰성이 없는 얘기로 보인다'고해명했다. 김씨는 1993년 안기부 기조실장에 임명된 뒤 1995∼97년 안기부 운영차장으로재직했으며, 안기부 예산 불법전용 사건인 `안풍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었다. ◇이원종씨의 역할은 = 김현철씨, 오 전 대공정책실장과 경복고ㆍ고려대 동문이다. 국정원 출신의 한 인사가 최근 언론에 밝힌 것처럼 이씨가 오씨, 현철씨로 이어지는 라인에 끼어 미림의 도청자료를 보고받은 의혹이 이번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드러난다면 사법처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1993∼1997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으며 2001년부터 `우리누리'라는 연구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안기부의 불법 도청행위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씨 등을 상대로미림팀 가동 배경이나 보고라인 등을 중점 규명할 게 확실시되는 만큼 수사가 진척되면서 `미림팀 부활'을 둘러싼 베일이 상당부분 벗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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