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

건전성여부가 기업생사 좌우<br>회계부정 예방·경영성과 판단의 잣대<br>투명한 의사결정으로 경영성과 높여<br>감시기능 통해 투자자 보호 역할도


현재 기업 지배구조가 중요한 기업 평가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바람직한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세 역시 재무적 성과에 못지않게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는 기업의 경영활동이 이뤄지는 전체적인 구조를 의미한다. 넓은 의미에서 기업 지배구조는 기업의 경영진ㆍ이사회ㆍ주주 등 기업을 구성하는 내부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정부나 금융기관 등과 같은 외부 이해관계자 간의 상호관계와 권한 및 책임에 관한 구조를 포함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누가 기업 경영권 행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누가 이를 감시할 것인가에 대한 경영자와 주주 간의 관계로 범위를 좁혀 기업 지배구조를 규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업 평가에서 기업 지배구조가 중시되는 이유는 지배구조가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경영성과를 좌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 보호장치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은 효율적이고 투명한 내부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성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이사회 내에 특정 분야만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경영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경영진 선발이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이사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경영진으로 하여금 경영성과를 높이고자 하는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으면 기업의 기초적 여건이 튼튼해진다. 최근에는 기업 지배구조가 경영진에 대한 감시기능을 통해 투자자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이사회 구성원의 독립성이다.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경영진에 대한 감시활동을 수행한다면 경영진에 의한 회계부정이나 사적 이익추구행위 등과 같은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가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상장요건으로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기업 내부의 경영자와 외부 투자자 간에 나타나는 정보 불균형이나 이해상충 문제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도 건전한 지배구조가 필수적이다. 기업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기업의 내용을 파악하고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추지 못해 자신들의 투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본제공을 꺼리게 되고 자본을 제공하더라도 높은 자본비용을 요구하게 된다.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는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투자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경영성과가 양호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업 지배구조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된다. 특히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의 건전성 여부가 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수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많은 제도개혁이 이뤄지면서 우리나라는 기업 지배구조에 있어 선진국에 못지않은 제도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많이 높아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 기업들이 자국에서 규정한 기준 이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자발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