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3~4% 더 떨어질것"
●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 방한세계경제 지난 1분기 정점으로 둔화 시작한국경제 부동산 거품 우려등 리스크 상존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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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세계 경기가 올 1ㆍ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수년간 미 경상수지 적자 과다, 부동산 버블 등 불균형 해소를 위한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한 중인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세계 경제 균형 되찾기(Global Rebalancing)’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갖고 “1ㆍ4분기에 약 5%를 기록한 세계 경제 성장률이 고유가와 미국 주택경기 거품 붕괴, 세계 경제 불균형 해소 등의 과정에서 올해 말 3%대로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한국 경제에 대해 그는 “내년까지 약 4.5%의 경제성장이 예상되지만 부동산 버블 우려와 국내 소비 부진, 미국 소비 위축에 따른 교역 둔화 등의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전망과 관련해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 둔화로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세계와 미국 경기 둔화로 달러화와 함께 원유ㆍ원자재 등의 자산가치도 일제히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보다 3~4% 추가 하락하고 엔ㆍ달러는 현재 달러당 115엔선에서 올해 말 10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900~92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 경제의 소비와 공급을 주도해온 미국과 중국의 경제 엔진 과열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다른 이머징마켓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대규모 경상적자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저축률, 고유가 등으로 세계 경제의 소비주체 역할을 해온 미국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미국 경기 둔화는 내수 부진으로 대미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와 중국 등에 타격을 가하고 결국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한국ㆍ브라질 등으로 파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국ㆍ중국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내부 소비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97년 금융위기 이후의 과다한 외환보유액 늘리기 등 수출주도 성장 모델에 따른 경제 운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그는 “올해야말로 세계 경제의 불균형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다시 균형을 잡아가는 시발점이 될 것”라며 “충격 없이 세계 경제가 다시 균형을 잡으려면 적어도 3~5년 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거쳐야 소프트랜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4/26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