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프랜차이즈 옥석 가려야 할 때

“가맹점 모집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일간지나 잡지에 광고를 게재해도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고작 20여통에 불과하다. 경기가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 몰랐다.” 체인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3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김모 사장조차도 최근 불황을 두려워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신규 가맹점 출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점당 매출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체인 본사가 수익이 많지 않다 보니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지원에 인색할 수밖에 없고 본사 차원의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맹점 매출은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 대부분 기업 규모가 영세한 프랜차이즈 업체들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1년가량 지속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몇몇 업체들의 부도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위기는 곧 수많은 가맹점주의 생존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2만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인가족 기준으로 한다면 60만~70만명의 국민이 프랜차이즈에 생계가 걸려 있는 셈. 부실 프랜차이즈 본사로 인한 폐해는 차치하고서라도 비교적 건실한 업체마저 경영난에 처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지는 않을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을 거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옥석이 가려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이달 초 하반기 경제운용정책을 발표하면서 영세자영업자 지원대책으로 소매ㆍ음식업의 체인화 및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육성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수 프랜차이즈 본사를 인증하고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김 사장은 당분간 출점을 중단하고 기존 가맹점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광고ㆍ마케팅 강화 등 나름의 불황 극복 방안을 밝혔다. 이처럼 가맹점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체인 본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을 해야 한다. 정부가 도입하려는 인증제가 하루빨리 실시돼야 하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인증제가 위기에 처한 프랜차이즈산업을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업체들의 건전한 발전과 활로 개척에 디딤돌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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