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천년을 여는 한국골퍼] 1. 최경주

팬들의 기대와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슴에 품은 이들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에서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 8월 미국 무대에 도전할 계획인 한희원과 한국골프계의 차세대 기둥인 권명호, 제다나 역시 올랜도에서 훈련중이다. 새 천년을 맞는 그들의 계획과 각오를 현지에서 들어봤다. 7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최경주(30·슈페리어). 한국인으로는 처음 미국PGA정규투어에서 뛰는 그 자신과 그에 대한 고국팬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박세리, 김미현 등 여자프로들이 미국LPGA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만큼 남자프로가 여자프로만큼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최경주프로도 이같은 기대에 부담을 느끼는듯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윈터가든의 오랜지 내셔널컨트리클럽 필 리츤스쿨에서 만난 최경주 프로는 그러나 「한국인 최초」라거나 주위에 대한 기대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겠다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대신했다. 최프로는 『이제 작은 등성이를 하나 넘었을 뿐 정상까지는 아직도 멀고 험난하다』며 『이제 또 한발 한발 내딛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목표는 다시 퀄리파잉스쿨에 나가지 않도록 시즌랭킹 125위안에 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프로는 최근 미국 PGA커미셔너인 팀 핀첨이 설문조사한 결과 선수중 60%이상이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일로 퀄리파잉스쿨을 꼽았다며 『말 그대로 피가 마른다』며 심경을 피력했다. 첫 대회인 소니오픈(14일 개막) 출전을 앞두고도 『컷 오프 통과를 목표로 삼았다』며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레슨을 받는 최 프로의 모습에서는 「반드시 정상에 설 기회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뭐든 한치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야 마는 평소 성격도 그대로 드러났다. 골프매거진 티칭 편집자로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스승인 필 리츤(70)의 지적 하나하나에 자신의 평소 생각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고, 그 의문이 풀릴 때까지 스윙을 하며 자신의 스타일과 리츤의 스타일을 비교분석했다. 리츤은 스윙내내 손목각도를 유지하는 것이나 감각, 유연성 등은 아주 빼어나지만 백스윙때 바디 턴을 충분히 하지 않은채 팔이 들어올리는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단점이라고 지적했는데 최프로는 이를 바로잡는데 비지땀을 쏟고 있다. 최경주 프로는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역도선수로 활동하면서 다져진 근육 때문에 바디 턴을 할 수가 없어서 팔을 들어올렸다 내리치는 스윙을 익히게 됐다』며 『14년동안 해 온 스윙을 단번에 고칠 수도 없고, 사실 고쳐야 한다는 확신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경주 프로는 결국 그날 오후 내내 거센 바람을 맞아가며 연습에 매달렸다. 결코 「볼만 치는」 그런 연습은 아니었다. 구질과 탄도를 연구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소니오픈 출전이 확정돼 이틀뒤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이 짜여졌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땀을 흘렸고 9홀 라운드를 마친 뒤에야 잭슨빌로 떠났다. 최 프로가 거처를 마련한 잭슨빌은 올랜도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 올랜도에서 잭슨빌로 이동한 최 프로는 바로 다음날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투어일정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최 프로는 가족들이 모두 잭슨빌로 옮겼고, 취업비자와 운전면허도 모두 취득했으며, 아직 집을 사지는 않았지만 지낼만한 편안한 거처를 마련해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상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소니오픈을 발판으로 작은 걸음을 내디딘 최경주프로가 한국골프는 물론 세계골프사에서 얼마나 큰 발자욱을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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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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