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기술로 승부한다] 삼성아토피나

900일간 2,000억 에너지 절감<br>'서바이벌 1,000일 프로젝트' 성과 흑자기업으로 화려한 변신<br>자체기술 개발 증류탑 공정 7개국에 특허출원·수출도 눈앞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삼성아토피나가 삼성그룹의 골칫거리에서 화려한 변신을 통해 흑자기업으로 거듭났다. 3년 전 삼성아토피나의 모회사인 삼성종합화학은 1,2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외환위기 이전부터 매년적자를 기록하며, 이건희 회장에게 ‘선천성 기형’이라는 질책을 받으며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듬해 2월 삼성아토피나는 ‘퇴출이냐, 생존이냐’의 슬로건을 내걸고 ‘서바이벌 1,000일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자산매각이나 정리해고ㆍ임금삭감 보다는 석유화학업체의 고정비인 에너지절감을 통해 회생하겠다는 고홍식 사장의 생존전략에 대해 업계는 물론 직원들도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삼성아토피나의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는 900일만에 2,000억원의 경비 절감 신하를 만들어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감 신기술과 ▦제품구조 고도화 ▦부산물 고부가화 등 비생산적인 부문에서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손실 온라인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증류탑 공정 개선 등 비용절감을 위한 자체기술 개발로 삼성아토피나는 에너지 원가를 지난 2000년 연간 3,200억원(제조원가의 24%)선에서 지난해 2,750억원(20%)으로 낮췄다. 생존을 위한 에너지절감 신기술 개발은 삼성아토피나에게 비용절감은 물론 기술 수출을 통한 수천억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절감 신기술 개발은 대산공장의 ‘HC탑’. 에너지공정개발을 주도한 김현철 원료기술팀장의 이니셜을 딴 이 증류탑은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을 생산하는 아로마틱(방향족)공정에서 에너지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기술을 적용해 2년간 50%의 에너지 절감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7개국에 특허를 출원, 수출도 눈앞에 두고있다. 이 공정은 나프타를 분해한 뒤 방향족 제품을 생산하는 증류탑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려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2개의 증류탑을 사용할 때는 첫번째 증류탑에서 비등점이 가장 낮은 벤젠을 먼저 분류한 뒤 두번째 증류탑에서 톨루엔과 자일렌을 분류했다. 이 경우 두번째 증류탑에서 톨루엔과 자일렌이 다시 혼합돼 이를 재분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아토피나는 에너지 사용량을 정밀하게 분석, 효율성을 높이는 시설을 갖춘 세번째 증류탑을 세워 톨루엔과 자일렌을 분류해 냄으로써 아로마틱 공정에 들어가던 연간 120억원의 에너지비용을 60억원으로 줄였다. 에너지공정개발을 주도한 김현철 팀장은 40억원이나 들어가는 증류탑 건설 비용에 신공정 기술 도입을 꺼리는 회사를 설득, 2002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삼성아토피나는 현재 에너지절감 기술을 미국의 화학엔지니어링업체인 플로어대니얼, 아스펜테크 등과 기술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삼성아토피나는 석유화학 업황이 호전에다 에너지절감을 통한 비용절감까지 더해지며 지난 2001년 1,220억원 적자를 끝으로 2002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지난해에는 2,05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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