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지난해 14.3%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 큰 문제는 10~14세의 비만율에서는 미국을 앞질렀다는 점이다.
어릴 때 살이 많이 찌면 평생 비만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어른들은 살이 찌면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진다. 하지만 아이가 살이 찌면 지방세포의 크기뿐만 아니라 세포 수 자체가 늘어난다. 이는 어릴 때 비만이면 커서는 비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아비만의 80%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고 고도비만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소아비만이 되면 우리가 흔히 성인병이라 부르는 질환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동맥경화ㆍ지방간ㆍ고지혈증ㆍ당뇨병ㆍ고혈압 등 성인들이 앓고 있는 병들이 귀여운 아이까지 괴롭힌다. 어릴 때부터 이런 병을 달고 살면 체력도 떨어지고 의욕도 가라앉는다. 또 주위의 편견과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고 자신감을 잃기가 쉬워 결국 학습장애로 이어진다.
살이 찌면 키도 안 자란다. 소아비만아의 몸속에 축적된 불필요한 지방은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성호르몬 분비에 교란을 일으켜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사춘기에 나타나야 할 2차 성징이 일찍 찾아오고 성장판이 빨리 닫혀 나중에는 키가 또래에 비해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소아비만은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고 서구화된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서 '담음'과 '수분'이 쌓여 발생한다. '담음'은 몸 안의 수분이 탁해져 진하게 뭉친 것으로 몸의 순환을 방해해 조금만 먹어도 쉽게 붓게 만든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순환을 도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음식으로 체격은 커졌지만 활동량이 줄어 기력은 더 약해졌다. 기운이 부족하면 순환도 제대로 안 돼 수분이나 담음이 더 쌓이면서 살이 쉽게 찐다. 이런 경우 비만치료를 위한 보약을 처방한다.
소아비만도 예방이 가능하다. 일곱 가지 생활관리 규칙만 잘 지키면 된다.
우선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 식사를 반드시 먹되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늦게 자면 배고픔을 느껴 간식을 먹게 되는 만큼 저녁 10시 전에 잠자리에 든다. 셋째, 일주일에 4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한다. 넷째, 튀기거나 볶은 요리보다 삶거나 찐 요리를 먹는다. 다섯째,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보다는 밖에 나가 뛰논다. 여섯째,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 푸드, 청량음료 등은 절대 피한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곳에 유혹이 될 만한 먹을거리를 두지 않는 것이다.
소아비만 해결은 가족 모두의 도움이 필수다. 부모가 먼저 식습관과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야만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은 성장과 발육을 위한 영양공급이 필수인 만큼 음식 섭취를 무조건 제한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키가 1㎝ 자라면 체중이 1㎏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체중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