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코리아 우리가 앞당긴다] 동부그룹

IT서 로봇·LED 등 미래 사업까지 진출<br>국내 3대 일관제철사 안착<br>세계최대 합금철 생산도<br>농업·바이오산업 육성 나서

동부하이텍의 생산현장.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 사상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사진제공=동부



김준기(왼쪽) 회장이 동부로봇에서 개발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인 제니보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 회장은 로봇, LED 등에 새롭게 진출하며 그룹의 모습을 바꿔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동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난 한해 업의 영역을 7대 사업분야로 확정하고, 각 사업 분야별로 전문화의 관점에서 사업 다각화의 큰 방향을 설정했다" 면서 "올해는 7대 사업분야 하나하나가 최고의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위대한 도전의 시기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 달라"고 말했다. 이는 동부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동부는 7대 분야를 중심으로 최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동부하이텍을 필두로 한 정보ㆍ통신분야의 성과가 돋보인다. 동부하이텍은 최근 2011년 1분기에 매출액 1,473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시스템반도체를 상업 생산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분기 흑자 달성은 척박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여건에서 만들어 낸 성공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부하이텍은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강력하게 추진, 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던 차입금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사업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모두 갖춘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로봇, LED 사업 등 미래 첨단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수한 다사로봇을 올 3월에 동부로봇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지난 1월에는 일본 로봇전문업체인 에이텍(AITEC)을 인수하며 진공 로봇 분야에도 진출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천안 지방4산업단지에 대지 3,500평, 건평 2,000평 규모의 3층 건물을 새롭게 준공했으며, 조만간 기존 천안공장 부지에 제2공장을 신축하는 등 생산규모를 더욱 확대해 기존의 생산능력을 5배 이상 늘려나갈 계획이다. LED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지난 4월에 국내 최대 LED조명 회사인 화우테크를 인수했다. 향후 LED 칩, 모듈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ED 사업 진출은 관계사인 동부건설이 신축하는 건물에 LED조명을 대량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처 확보에 유리하다. 이밖에 LED조명 특성이 IT 기술과도 긴밀히 결합될 수 있는 등 타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가능하다. 동부가 이처럼 정보ㆍ통신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반도체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보ㆍ통신분야의 시장 장악력 확대와 나아가 종합전자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밖에 동부는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춘 농업ㆍ건강ㆍ유통분야도 최첨단 바이오산업과 연결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대형 농산물 유통회사인 동화청과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세실 인수를 통해 미래 유망사업인 곤충사업에도 진출했다. 기존사업에 대한 과감한 경영전략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3대 일관제철회사로 자리매김한 동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조강 생산량을 총 1,000만톤 이상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합금철 국내 1위인 동부메탈은 2010년 총 2,0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50만톤으로 생산규모를 증설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ULPC(Ultra Low Phosphorus Carbon, 극저인탄소) 훼로망간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합금철 시장을 선점하고, 전체 망간 합금철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여 연산 100만톤 체제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동부제철 선재사업부문은 올해 '동부특수강주식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동부특수강의 독립은 동부제철의 주력사업인 판재사업과 고객ㆍ원료ㆍ제조공정이 완전히 다른 선재사업을 분리하여 사업 전문성과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동부특수강은 현재 28만톤의 생산규모를 40만톤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동부건설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토목ㆍ플랜트ㆍ건축 및 주택사업의 영역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한편 EPC(설계• 구매 •시공) 사업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중점을 두고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건설에서 분사한 동부익스프레스는 해운업 진출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 확대를 통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동부화재∙동부생명∙동부증권 등 동부금융네트워크는 첨단 선진금융기법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개발,통합금융 강화를 통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IMF·IT거품·글로벌 금융위기 딛고
동부하이텍 10년만에 흑자로 만들어
●김준기 회장의 반도체사업 신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80년대 초부터 반도체사업의 발전 가능성에 착안, 관련 사업 진출을 추진해 왔다. 지난 1983년 미국 몬산토(Monsanto)사와 합작으로 국내 최초의 실리콘 웨이퍼 생산 전문업체인 ㈜코실(현재의 실트론)을 설립해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했다.. 또 1992년에는 약 10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반도체 웨이퍼 소재인 고순도다결정실리콘을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정 기술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독일의 '바커케미칼'사에 판대되기도 했다. 그 이후 1997년 동부전자를 설립하고 IBM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사업 진출을 추진했으나 예기치 못한 IMF가 터졌다. 이에 따라 동부의 메모리 반도체사업은 중단되게 됐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의 반도체 신념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사업 방향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으로 전환하고, 2000년 상우공장을 완공해 2001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큰 축인 첨단 팹리스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국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 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2001년 미국의 9ㆍ11 테러가 발생했고, 세계 IT 거품이 빠지면서 반도체 30년 역사상 최대의 불황이 닥쳐 반도체사업도 난항에 빠졌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김 회장은 생산능력과 공정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2002년 지금의 부천공장인 아남반도체를 인수했다. 2004년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를 합병해 동부아남반도체를 출범시켰으며, 2005년 동부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2007년 동부한농과 합병하고 동부하이텍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하지만 그 뒤에도 시련은 또 왔다. 사업이 안정화될 무렵, 동부하이텍은 2008년 선진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또 한번 시련을 겪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07년부터 사업방향을 아날로그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특화 파운드리 분야로 선정하고 해외에서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특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반도체사업 상업생산 10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 이면에는 김 회장의 집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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