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들 "여름휴가 꿈도 못꿔요"

경영환경 악화에 느긋한 휴가는 '그림의 떡'<br>현정은 회장, 금강산 사태 대책마련 골몰<br>정몽구 회장, 꽃동네 봉사활동으로 땀 흘려<br>구본무 회장, 자택서 하반기 그룹운영 구상<br>최태원 회장, 광복절 연휴는 "가족과 함께"




재계 총수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올 여름 휴가철이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한가하게 휴가를 즐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자택에서 며칠 쉬면서 경영구상을 하거나 현장경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현안 산적한 총수들 “여름휴가는 꿈도 못 꿔요”=20일 재계에 따르면 현안이 산적한 일부 그룹 총수들은 아예 휴가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태로 올 여름 휴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예년에는 고 정몽헌 회장 기일이 있는 8월 현대그룹 신입사원들과 함께 금강산 수련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갈음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관광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대북 관광사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어 현 회장으로서는 동요하는 임직원들을 추스르는 한편 사태해결의 ‘묘수’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휴가 대신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처리와 개성관광 안전성 강화대책 마련에 골몰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대신한다. 완성차 업체들의 7월 말 휴가기간을 활용해 휴식을 취했던 예년과는 사뭇 달라진 것. 정 회장은 이미 130여 시간의 봉사활동을 소화한 상태여서 휴가 대신 땀을 흘리면 8월 중 봉사활동 300시간을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가 공식 초청한 8월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경영권 불법승계 등과 관련된 재판 탓에 휴가를 즐길 상황이 아니다. 최근 1심 판결 후 “앞으로 사회적ㆍ도의적 책임은 지겠다”고 한 만큼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사회공헌활동 구상 등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휴가를 내지 않기로 했다. 그룹의 최대 현안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챙기려면 쉴 틈이 없기 때문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나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올 여름 휴가일정을 잡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특별수송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휴가 대신 그룹 일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자택서 독서ㆍ경영구상도”=당장 큰 현안이 없는 재계 총수들도 집에서 며칠 쉬면서 독서를 하거나 조용히 경영구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한가하게 휴가를 갈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7월 말~8월 초 1주일간 한남동 자택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임직원들에게 새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한 그는 불안해지는 경제여건에 따른 그룹 운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8월15일 광복절부터 이어지는 연휴를 휴가 삼아 가족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평소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시해온 최 회장은 광복절 연휴만큼은 가족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또한 집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허 회장은 이달 말께 이촌동 자택에서 약 1주일간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8월 중순 5일 정도 휴가를 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8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본격화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수립과 더불어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인도제철소와 관련한 향후 사업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CEO들도 조용한 휴가=주요 기업 CEO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말 4~5일간 국내에서 소박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평소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28일부터 5일간 휴가를 내고 독서에 몰두할 계획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이달 말부터 8월 초까지 사업장 방문과 경영현안 점검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8월 중순 잠깐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남 부회장은 2~3일간 가족과 함께 자택에 머물면서 글로벌 경영상황 등과 관련된 독서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하 LG전자 DA사업본부 사장은 8월11일부터 4일간 창원공장 휴무일에 맞춰 휴가를 냈지만 해외여행은 자제하고 국내에서 하반기 사업구상에 나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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