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동등성(이하 생동성) 조작을 통한 '약효 뻥튀기' 파문이 주식시장의 제약주들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미 이달 중순부터 내리막길을 걸으며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 돌파와는 반대 흐름을 보여왔던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생동성 조작혐의 포착이 알려진 25일 약세를 보인 데 이어 26일에도 오전 11시15분 현재 전날보다 0.62% 떨어진 3,413.93으로 전날보다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 정책.도덕적 리스크 부담 가중될 듯 = 식약청의 발표에 따르면 조작을 시인했거나 조작한 게 분명한 시험기관은 랩프런티어, 한국 의약품수출입협회 부설 생동성시험연구센터, 성균관대 약대, 바이오코아 등 4곳이다.
또 식약청의 발표결과 생동성이 조작된 카피약중 상장 제약사의 제품으로는 동아제약[000640] `포사네트정'(골다공증 치료제), 환인제약[016580] `아렌드정70㎎'(골다공증 치료제), 신일제약[012790] `뉴펜틴캡슐'(간질 치료제), 삼천당제약[000250] `세프디르캡슐'(항생제) 등이다.
내용이 공개되면서 동아제약이 이 시간 현재 전날보다 2.41% 하락하며 6만4천800원으로 밀려난 것을 비롯, 신일제약과 삼천당제약도 각각 5%대 낙폭을 나타내고 있고 환인제약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특히 추가조사품목에 유한양행[000100], 영진약품[003520], 삼일제약[000520]등 다른 상장제약사들의 제품도 포함돼있어 파문확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대우증권 임진균 애널리스트는 "조작의 책임이 시험기관에 국한될지, 제약사와의 공모로 연결될 지에 따라 파장이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조작 혐의가 입증된품목의 해당제품의 허가 취소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제약주, 차별화 계기될 수도 = 이번 파문으로 당분간 제약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냉각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격 협상을 앞두고 특허를 둘러싼 미국의 대형제약사들의 압박이라는 악재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생동성 조작파문'이 불거져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적면에서도 그간 국내 제약사들의 고속 성장행진을 이끌어 온 주재료가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만료후 출시된 개량신약(제너릭)의 급격한 성장세였다는 점 역시이런 성장세의 지속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한화증권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조사 품목 중 42.6%가 조작을 했거나 조작 의심이 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광범위한 시험 조작이 이뤄진 것은 특허 만료 후 출시되는 제네릭의 특성상 출시 시기가 시장 선점의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라며 "시험과정 평가제도 도입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당장 제약주 매출에 미치는 직접적 타격요인은 크지 않고 문제가 없었던 품목들도 있다는 점 때문에 제약주 차별화에 대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제약사들이 위법행위에 직접 연루됐다고 보기 어렵고 적발품목들이 아직 출시 6개월이 지나지 않은 품목들이라 매출에 그다지많이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알렌드로네이트(골다공증치료제) 개량신약의 공세로 위협받고 있던유유[000220]를 비롯, 한미약품[008930], 종근당[001630] 등 기존 알렌드로네이트제너릭들의 입지는 유리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