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회상장 테마 사라지나

자본잠식 땐 상장 못해 외부평가도 복수기관으로<br>M&A 활성화 위축 우려속 코스닥 질적도약 계기될듯



우회상장 테마 사라지나 자본잠식 땐 상장 못해 외부평가도 복수기관으로M&A 활성화 위축 우려속 코스닥 질적도약 계기될듯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우회상장 테마 사라지나.' 금융감독 당국이 앞으로 불건전 우회상장에 대해 강력 규제하기로 하면서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장외기업들의 경우 신규 상장요건에 준하는 조건을 맞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 부풀리기 차원에서 코스닥시장에 횡행하던 편법 우회상장이 사실상 봉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부실 기업들의 '증시 뒷문 입성'이 사라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줄고 코스닥시장의 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수합병(M&A) 위축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비정상적 우회상장 만연=코스닥시장의 우회상장은 그동안 수없이 문제를 야기해왔다. 함량 미달의 장외기업들이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퇴출 위기에 처한 부실 상장사를 인수, 편법 상장한 뒤 주가를 띄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우회상장 기업 중 일부는 엔터테인먼트나 바이오ㆍ나노ㆍ로봇 등 각종 테마주에 편승해 주가조작ㆍ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를 벌인 혐의도 짙다. 특히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무려 37건의 우회상장이 추진되는 등 우회상장 규제 강화에 앞서 미리 시장에 뒷문 입성하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모두 67건이 우회상장돼 전년(37건)보다 81%나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합병의 경우 25건으로 전년에 비해 3건 증가에 그쳤지만 비교적 규제가 약한 포괄적 주식교환의 경우 8건에서 25건, 주식스와프는 6건에서 14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회상장한 비상장기업의 절반(33개사), 이들 기업에 인수된 코스닥기업의 70%(47개사)가 경상손실 또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편법 우회상장 행태에 철퇴=금융감독당국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신규 상장에 준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우회상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앞으로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기업은 ▦자본잠식이 없고 ▦경상이익을 내야 하며 ▦감사의견이 적정한데다 ▦우회상장 추진 1년 전과 6개월 전부터 각각 유ㆍ무상증자와 5% 이상 주주의 지분변동이 없어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은 또한 우회상장시 필요한 외부평가를 복수기관으로 의무화, 해당 기업과 평가기관 사이의 유착을 차단하기로 했다. ◇우회상장주 대거 하락=우회상장 규제책이 나오자 우회상장주 중 상당수의 주가가 하락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우회상장한 코스닥기업 중 내부자거래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일부 기업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인터컨티넬탈여행사가 우회상장한 볼빅이 14.91% 하락한 것을 비롯해 세중나모ㆍ피엠케이도 각각 10.95%와 10.31% 급락했다. 마이크로로보트에 피인수된 해외무역도 6.49% 떨어졌고 로커스 등의 우회상장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우회상장주들의 하락에 영향을 받아 최근 주가가 들썩거리던 나노ㆍ로봇ㆍ바이오 등의 테마주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우회상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자칫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나 M&A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회상장한 부실 상장사들이 퇴출되면 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궁극적으로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장에는 코스닥 테마주와 M&A시장이 냉각될 가능성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각종 테마에 편승한 우회상장주들의 옥석이 가려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09 18:0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