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7일 갖는 ‘대통령과의 대화’는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 입장으로 비쳐질 수 있는 발언을 했던 것과 한나라당이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찬성했던 데 대해 단순한 해명을 넘어 사과의 뜻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인 이번 TV 방송을 통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일문일답 형식보다는 모두발언을 통해 선제적으로 진솔하게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가 세종시 원안 수정의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한다는 차원에서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에 대해 사과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나 대선기간 충청권의 표심을 의식해 수정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세종시의 새로운 청사진을 설명한 뒤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등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협조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 있게 국민의 궁금증에 답하면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가 필요한 부분에는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며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과 일부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계기로 세종시 문제는 연말 정국에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11월 충남 연기군 행복도시건설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 “‘이명박표 세종시’, 명품 첨단도시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나 지금의 계획을 답습하지는 않겠다”며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대화를 통해 세종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이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참석자들이 질문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는 오후10시부터 100분간 MBC 여의도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이 대통령이 먼저 2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전문 패널 및 일반 패널들과 치열한 토론과 문답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메인 MC는 MBC ‘100분 토론’ 프로그램의 새 진행자인 권재홍 앵커가 맡고 전문 패널은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연희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등 3명이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