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P3 종주국 위상 '흔들'기업들 자금 부족·저작권 시비로 사업포기 잇달아
디지털 오디오 재생기인 MP3 업계가 저작권문제와 마케팅 및 자금부족, 업계난립 등으로 설자리를 잃으면서 회사를 외국기업에 넘기거나 사업자체를 포기하는 등 위기에 봉착해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한 디지털케스터는 미국의 멀티미디어 다이아몬드社에 회사를 넘겼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만 하고 중국에서 제조해서 다이아몬드社가 직접 판매키로 했다.
시노스텍도 중국계 홍콩자본인 파인社에 50만달러를 받고 넘겼다. 업계에서는 특히 최소 20~30개 업체들이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폴, 대만, 중국 등에 기술을 팔아넘겼다고 보고있다. H사, A사 등 국내 벤처 및 중견전자업체들은 개발을 끝내고 사업자체를 포기했다.
국내의 이런틈을 타 필립스, 소니 등 다국적기업은 물론 미국의 굿노이즈 등 많은 벤처들이 시장침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싱가폴, 대만, 중국업체들은 상당수가 국내업체의 기술을 사간 업체들이서 부메랑효과까지 당하는 지경이다.특히 일본업체는 기존의 MD(미니디스크)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 기능을 합친 겸용제품을 출시했다.
디엔씨의 이효근 사장은 『일본 워크맨과 MD플레이어 시장을 단숨에 대체할 제품과 기술을 갖고도 오히려 이들에게 모든 것을 내줄 처지에 놓여있다』고 안따까워했다. 그래서 저작권 시비가 없는 외국어 및 게임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도 최근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19일 출범한 MP3 제조업자 단체인 케이팩(KPAC)과 부품 및 자재의 공동조달, 생산 및 수출, 마키딩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가 중재하고 있는 저작권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고는 MP3 종주국의 위상은 계속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MP3시장은 음반업계, 작곡가, 가수들과의 저작권 문제가 거의 2년째 논의만 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국내 시장규모는 12만대에 불과하며 올해들어서도 월 1만대정도 판매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규모가 500만대는 되야 채산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MP3와 디지털음악 시장 = 인터넷, PC통신 등 네트워크의 발달과 오디오 압축·전송기술의 발달로 개발되기 시작된 디지털오디오 재생기는 저장매체에 따라 MD플레이어와 반도체 플래쉬메모리를 사용하는 MP3플레이어로 대별된다.
MDP는 93년이후 일본업계가 장악하고 있지만 MP3P는 우리업계가 처음으로 개발하고 세계시장을 개척, 세계시장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5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영국의 MTI는 올해 인터넷음악 시장규모는 약 5억달러, 2004년께에는 전체 음반시장의 약 8%인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OCTALIS, TALISMAN, 미국은 SDMI, 일본은 DAWN2001 형태로 디지털음악 보호 및 유통에 관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있다.
조충제기자CJCHO@SED.CO.KR
입력시간 2000/09/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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