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마트폰, 예술 지형 바꾼다

'기술,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열린 포럼<br>작품 홍보 기회 늘고 오리지널 소유 욕구도 키워

스마트폰, 트위터 같은 기술은 예술문화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 기술은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년째 종이에 그림을 그려온 그래픽 디자이너 박훈규씨는 아이폰을 장만한 뒤 화면에 손가락 터치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영상감독이기도 한 그는 남성그룹 '빅뱅'의 콘서트 무대 배경화면 제작을 맡았고, 가상무대의 3D이미지를 스마트폰을 활용해 정했다. 역시 스마트폰을 소지한 빅뱅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공연스태프 전원과 공유해 실시간 회의하면서 정할 수 있었던 것. 공연 직전에 긴급한 '변경요청'이 왔을 때도 홍익대 근처에 있던 그는 잠실 올림픽공원 공연 현장에 원격지시를 전달했다. 스마트폰, 트위터 같은 기술들이 예술문화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기술은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나'라는 주제로 6일 서교동에서 열린 'KT&G 상상마당 열린포럼'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접목하는 미래를 들여다봤다. ◇가상현실에서 증강현실 시대로=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HK 박영욱 교수는 "원근법으로 2차원 평면에 3차원을 구현하려 한 르네상스 회화처럼 서구 근대예술과 문화는 가짜를 실제처럼 보이게 하려는 '가상현실'의 시대였고, 20세기 예술은 영화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가상현실의 진화과정"이라고 정리했다. 또 "스마트폰의 확산은 '가상현실'에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ㆍ현실을 기반으로 한 3차원 가상)의 시대로 문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지금의 '아이폰 신드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마케팅 전략, 디자인이나 유행적 측면의 신드롬이지 그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인식했는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활발한 트위터 사용자로 이날 포럼에 초청된 노회찬 진보신당대표는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인터넷을 통한 소통보다 훨씬 빠르고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기술적 한계가 있던 직접민주주의의 실현까지 가능해 질 것"이라는 사회ㆍ정치적 변화까지 내다봐 관심을 끌었다. ◇예술 소비형태 변화, 기회는 증가=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씨는 산업의 변화를 전망했다. 그는"축음기로 음악의 대중화가 가능해졌고, 지난 100여년은 '음반'이 소유의 욕구를 반영해왔지만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한 '음원'의 보급은 유통구조와 소장의 의미를 바꿔놓았다"면서 "2007년 팝스타 프린스가 신문을 통해 자신의 CD를 무료로 배포해 '음악은 공짜로 듣게 하는 대신 공연을 보러 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듯 향후 음악은 직접 접촉을 추구하는 공연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발달이 작품을 알릴 기회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에 대한 욕구를 오히려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미술계에서도 나왔다. 김지연 학고재갤러리 디렉터는 "스마트폰이 작품 이미지, 작가 개념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고 공공성을 실현하기에 효과적"이라며 "홍보효과는 있으나 수익창출은 미지수이고, 컬렉션 대상인 미술품의 경우 오리지널리티 소장에 대한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아티스트 박훈규씨는 "기술의 발달이 사람들의 사고기능을 오히려 단순화할 수 있는 만큼 크리에이티브와 창의력이 더욱 강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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