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주, 환율하락 악재에 '발목'

삼성전자·하이닉스·현대차등 약세로<br>내수주는 원화 강세 수혜로 오름세<br>"원화 추가 급락 안하면 부담 제한적"





원ㆍ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수출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으로 연내에는 수출주가 증시 주도권을 잡기가 어렵게 됐다”며 “아직까지는 환율하락이 증시에 큰 영향은 주지 않고 있지만 달러당 920원대가 붕괴될 경우 증시에 적잖은 부담을 줘 주가지수의 상승 흐름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말까지 내수주 주도 이어진다=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수출 관련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1만원(1.53%) 하락한 6만4,200원으로 마감하고 하이닉스(-0.70%) 등도 약세를 보이면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23% 하락했고 현대차(-0.43%), 현대중공업(-0.37%)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환율변화에 둔감한 내수업종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내수주과 원화강세 수혜주의 대표주자인 한국전력은 1.54%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고, 은행주와 통신주 등 주요 내수관련 업종지수도 각각 1.67%와 1.11%의 강세에 마감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증시에서 수출주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하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 발생으로 제한적인 반등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수출주는 이미 증시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빼앗겼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내수주가 시장을 끌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주 중에서도 특히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업종에 대해선 주의가 요구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업황과 수주현황이 좋은 조선주, 제품가격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IT주와 달리 자동차업종이 환율 변화에 가장 취약한 실정”이라고 경고했다. ◇추가 급락 없다면 연말 장세에는 이상 없다=다만 이 같은 수출주의 부진이 연말 장세의 흐름을 꺾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강세라는 악재요인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데다 세계 대부분의 주요 통화들이 달러 대비 절상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 국내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더 이상 원화 추가상승의 여지가 높지 않다는 점도 위험을 상쇄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상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는 비주류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저점을 차츰 높이는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환율악재도 달러화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기업에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돌파할 정도로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선 환율 안정과 수출주 반등이 필요 조건”이라면서도 환율 하락으로 시장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 급락이 발생할 경우 어느 정도의 증시 부담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920~930선이라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920선 밑으로 환율이 떨어진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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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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