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기업 자금부족 75년이후 최악/한국은행 96자금동향

◎작년 71조… 전년비 20.8% 증가/개인 기업자금보전율도 83년내 최저/금융자산총액 1천1백조 4년새 배로지난해 기업들이 수출부진과 재고누증에 따른 수지악화로 자금부족 규모가 크게 늘어난 반면 개인들은 소득증가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꾸준히 늘어 개인부문의 여유자금으로 기업부문의 부족액을 메워주는 개인의 기업부족자금 보전율이 지난 83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6년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전년에 비해 20.8%나 증가한 71조원에 달해 기업부문 자금부족률(경상GNP대비 기업자금부족액)이 지난 75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부문의 경우 소득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내구소비재와 해외여행경비를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꾸준히 늘어나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전년대비 2.1% 증가에 그친 40조3천억원에 불과, 개인부문의 자금잉여율(경상GNP대비 개인자금잉여액)은 지난 92년이후 가장 낮은 10.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개인부문의 여유자금으로 기업부문의 부족자금을 메워주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인의 기업부족자금 보전율은 지난 83년 56.3%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56.7%를 기록했다. 기업의 자금조달규모는 전년에 비해 18.2% 늘어난 1백18조2천억원을 기록, 증가율이 전년의 12.3%보다 높아졌는데 이는 기업의 설비투자 자금수요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부진과 재고누증에 따른 운전자금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자금조달경로는 직접금융의 경우 전체 자금조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으나 기업어음과 회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간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도 비예금은행 차입금이 감소함에 따라 전체 자금조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의 17.0%에서 15.6%로 하락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금융자산증가액은 전년에 비해 6.1% 늘어난 3백4조5천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말 현재 금융자산총액은 2천1백45조2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92년말의 1천1백14조3천억원과 비교할 때 4년만에 거의 두배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상GNP대비 금융자산의 비율인 금융연관비율은 지난 92년에 4.67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47로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수준은 미국의 7.22(95년), 일본의 8.43(95년)에 비해서 뿐만 아니라 경쟁국인 대만의 6.11(94년)보다도 낮아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아직 실물경제규모에 비해 왜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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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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