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큰손' 중국·중동 자금, 선진국서 亞등 신흥시장으로 이동중

사우디·카타르 등 오일머니, 주식서 부동산까지 폭넓은 투자 <br>차이나 머니도 투자대상 다변화 "한국시장 유입 확대될 것" 기대감


최근 정부가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중동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오일머니의 규모나 투자 패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중국자금도 달러화의 위상 약화를 반영해 투자 대상 다변화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져 한국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씨티와이어는 16일 "중동계 등 해외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패턴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선진국의 경제위기에 따라 유럽과 미국에 편중됐던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가 단계적인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얘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국가의 오일머니는 자금 규모나 성장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해외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주식이나 채권ㆍ부동산ㆍ인프라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장기간에 진행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랍권 최대 갑부인 알 왈리드 빈 타랄 알 사우드 사우디 왕자는 세계최대 금융그룹인 미국 씨티그룹의 대주주이며 타임워너ㆍ애플ㆍ월트디즈니ㆍ뉴스코프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총 재산은 약 20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은 지난해 7월 중국농업은행 기업공개(IPO)에 6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브라질 산탄데르은행에도 27억달러를 쏟아부었다. 더구나 중동 국부펀드 대다수는 원유를 내다 팔아 남는 이익금으로 운영되는 구조여서 기름 값이 오를수록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부펀드협회(SWFI)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에서 운용되는 4조3,320억달러의 국부펀드 중 약 35%인 1조5,160억달러가량이 중동계 자금으로 추산된다. 투자자문회사인 RCM아시아퍼시픽의 마크 코닌 사장은 "중동계 자금은 이미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꿨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앞세워 화장품 회사, 농산물 유통업체, 에너지·철광석 개발업체 등 '돈이 될 만한' 투자 대상에 대해 파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CIC의 운용 규모는 약 4,096억달러로 세계 최대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6,270억달러의 3분의2 수준이다. 여기다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 투자회사, 국가사회보장기금(NSSF) 등 비공식 국부펀드까지 감안할 때 전체 국부펀드의 자금 운용액은 1조4,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자금의 해외투자는 주로 국가전략산업 육성 및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경제 조사기관인 TS·차이나리서치의 타시로 나오키 대표는 "중국 국부펀드의 해외투자는 중국의 5개년 계획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중국이 신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세계의 성장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미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상황을 감안해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방식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과정에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금융권이나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과거에 비해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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