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프로도 궁합 맞는 코스·대회 있다

“그 골프장만 가면 이상하게 스코어가 엉망이야.” 골프가 잘 되지 않는 핑계는 1만 가지도 넘는다지만 골프장에 따라 스코어 차이가 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실이다.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24일 밤(이하 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골퍼와 코스의 궁합’이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미야자토는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GC와 인연이 각별하다. 일본에서 ‘국민 아이돌’로 떠올랐던 미야자토는 국민적인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2006년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퀄리파잉(Q)스쿨도 수석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마수걸이 우승까지는 3년6개월이 걸렸다. 그 첫 승 무대가 2009년 에비앙 마스터스였다. 발동이 걸린 그녀는 이듬해인 2010년 5승을 쓸어담았고 올 들어 우승이 없어 애를 태우다 에비앙 대회에서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베이힐 골프장(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토리파인스 남코스 등이 ‘우승 텃밭’이다.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4연패(2000~2003년)를 포함해 2008년과 2009년까지 모두 6승을 거뒀고 토리파인스에서는 뷰익 인비테이셔널(현 파머스인슈런스 오픈) 6승과 US오픈 2승을 쓸어담았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CC와는 상극이다. 닛산오픈에 11번이나 출전하고도 우승을 못하자 2007년부터 아예 발길을 끊었다.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리비에라에서 우승 2번에 준우승 3번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데이비스 러브 3세는 까다로운 힐튼헤드의 하버타운 골프장(헤리티지 대회)에서 5차례 우승했고 마크 오메라(이상 미국)도 페블비치 링크스코스에서 역시 5승을 올렸다. 특정 대회에 강한 선수도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김하늘(23ㆍ비씨카드)은 5차례 열린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 2008년(레이크사이드)과 올해(수원CC)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올 4월 열린 대회 때는 무려 51개 대회의 우승가뭄을 씻어내며 눈물을 쏟았다. 김현지(22ㆍLIG) 역시 2009년과 2010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린 대신증권 여자마스터스에서 자신의 KLPGA 통산 2승을 모두 수확했다. 몇몇 선수들이 특정 코스에 강한 것은 샷 구질이나 플레이 스타일이 그 코스 공략에 맞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페이드 샷이나 드로우 샷을 잘 치는지, 탄도가 높거나 낮은지, 장타자인지 혹은 정확도 위주인지 등 코스의 형태가 영향을 미친다. 잔디의 종류, 표고 차, 페어웨이 넓이, 그린의 빠르기나 굴곡 등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프로골프(KPGA) 장타자 김대현(23ㆍ하이트)은 “나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 구질인데 오른쪽으로 휘어진 홀이 많은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김하늘은 “서울경제 여자오픈은 대회장이 바뀌어도 왠지 마음이 편하고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고 미야자토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두번째 우승한 뒤 “원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와 골프장”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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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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