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나도 저가 항공시장 진출

"블루오션 구경만 할 순 없어" 위기감<br>새정부 국제선 취항 규제 완화 기대도<br>신규社 설립할 듯…업계 구조조정 예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이어 저가 항공시장에 신규 진출한다. 양대 항공사가 저가 항공기를 띄우면 기존 항공시장에도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 기자와 만나 “다음달(오는 2월)이면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한지 20주년을 맞는다”며 “신사업 개척 차원에서 저가 항공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강 사장은 구체적인 진출방식과 관련, “기존 저가 항공사를 인수하기 보다 신규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저가 항공사를 설립해 낮은 가격과 안정성을 앞세워 국내선 및 해외 중단거리 노선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동안 수익성과 노선 중복 등을 이유로 저가 항공시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던 아시아나항공이 저가 항공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일찍이 “저가 항공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 측도 줄곧 진출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표명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존 방침을 바꿔 저가 항공시장에 뛰어들기로 전격 결정한 것은 차세대 유망시장으로 꼽히는 저가 항공시장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단거리 노선 위주로 취항하고 있는 아시아나 입장에선 제주항공 등이 보잉 최신기종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들 경우 기존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저가 항공사업을 추진중인 부산국제항공이 아시아나측에 사업 제휴 및 지분 참여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또 새 정부 들어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에 따른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현재 저가항공의 경우 국내선에 2년 이상 운항해야만 국제선 취항이 가능하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저가 항공시장에 진출하면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별도 법인을 세워 일단 국내선부터 취항한 뒤 중국 일본 등 국제선에 취항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억원을 출자해 별도 법인인 ‘에어코리아’를 세워 5월부터 국내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대형 항공사가 잇따라 저가 항공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저가 항공사들은 규모가 작아 막대한 초기 자본금이 부담스러운데다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벌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매물로 나오는 등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는 제주항공과 영남에어 등 모두 10여개의 저가 항공사들이 국내선 및 국제선 운항을 앞다퉈 준비하고 있으며 태국, 필리핀 등 18곳의 외국계 저가항공사들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 저가항공시장에서도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메이저 항공사의 가세로 국내 항공시장에 일대 격랑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