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컨더리 펀드시장 ‘꽁꽁’

창투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중소ㆍ벤처기업 주식지분을 사고파는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중기청과 대형 창투사들이 창투업계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위해 세컨더리 펀드를 잇따라 결성하고 기술신보도 온라인을 통해 전환사채를 매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게다가 창투사들은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줄이는 대신 기업인수합병(M&A)과 기업구조조정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 중기청과 기술신보가 전개하고 있는 세컨더리 펀드시장 활성화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신보는 이전에 발행한 1조8,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회사채담보부증권(CB0)에 대한 매매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매매를 개시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시스템 조차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매매시스템을 담당하는 증권사를 바꾸는 등 혼란을 겪고 있으며 개별기관과의 전환사채(CB) 매매계약도 아직 완전히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어야 할 기술신보를 통한 CB 매매는 업무차질과 증권업허가 요건 등으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없이 의욕만 앞서다 보니까 시장의 신뢰만 잃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기술신보는 기관투자자들과의 매매의사 계약이 마무리되면 바로 한누리증권을 통해 매매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술신보는 CB에 대해 원금과 만기이자를 합한 금액 밑으로는 CB를 팔지 않을 방침이어서 창투사 등 기관들이 CB 매입에 적극 나설지는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신보의 CB 부실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은행 등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CB 매입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벤처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온라인 매매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청과 대형 창투사를 통한 세컨더리 펀드시장 육성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KTB네트워크는 중기청과 함께 3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지난해 결성했지만 투자실적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펀드는 네오플럭스에 이은 두번째 세컨더리 펀드로 KTB네트워크가 60억원, 국민연금이 150억원, 중기청이 90억원을 출자했다. A창투사 관계자는 “벤처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창투사들이 자신들이 매입한 가격 아래로는 주식을 팔지 않고 있고, 일부에서는 이자비용까지 요구하고 있어 세컨더리 펀드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중기청을 중심으로 세컨더리 펀드 결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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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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