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진심 어린 해외비즈니스를


최근 3년 동안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을 대략 세어보니 30회 정도 된다. 회사 업무 때문에 미국과 중국 출장을 주로 다녔는데 지난해부터는 시장 확대를 위해 유럽 지역으로 다니는 것이 늘어났다. 올해 3월에는 우리 회사가 헝가리에 최첨단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을 완공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공장을 지을 당시 현지 직원들과의 문화 차이 때문에 경험한 에피소드도 많았다. 함께 일을 해보니 헝가리 사람들은 정확하게 체계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하지만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 하는 성향은 아니었다. 문화적 자부심이 강하고 한때의 강대국으로서 기술에 대한 우월감이 대단했다. 기술은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설비 공급원과 공사하는 사람들이 현지 사람들이어서 중간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측면이 있었다. 공사와 관련해서는 뜻밖의 변수도 많았다. 너트∙볼트가 없어서 밤새 구하러 다니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전주공장에서 볼트를 보내오기도 했다. 특히 어려웠던 것은 현지에서 공사 지연을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곳 직원들은 납기를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현장 책임자에게 회사 사정과 한국 기업 정서를 애써 설명하고 설득해야 했다. 그 덕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은 모든 현지 작업자들과 설비 기술자들의 노력으로 원래 목표일에서 4일 늦게 첫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헝가리에서 좋은 한국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적응력이 매우 빠르고 타 문화를 흡수하는 데도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다. 각국마다 문화의 독특한 특징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심리적 간극은 발생할 수 있지만 진심 어린 마음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것 같다. 다름을 포용하면서 함께 가는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문화에든지 쉽게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탁월한 강점을 갖고 있어 이런 과업을 잘 해나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우리도 글로벌 영업현장에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글로벌 메신저 역할을 착실히 수행할 것이다. 머지않아 유럽 전지역에서 아리랑이 퍼질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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