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분양 열기가 식기 전에 서둘러 분양하자."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청약 비수기인 휴가철 신규 아파트의 조기 분양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당초 가을 분양 성수기인 9ㆍ10월 예정했던 아파트 분양 마케팅을 한두 달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비교적 나은 실적을 보인 부산 등 지방 분양시장 호조세를 타고 열기가 꺼지기 전에 한 명의 수요자라도 끌어들여 청약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7ㆍ8월 모델하우스 개관이 이뤄진 신규분양 아파트 단지는 33곳으로 집계됐다. 7ㆍ8월 신규 분양시장에 나온 아파트 단지는 ▦2008년 11곳 ▦2009년 13곳 ▦2010년 24곳 등으로 최근 4년 연속 늘었지만 그 수치가 올해 특히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휴가철 분양 증가가 눈에 띈 것은 주택업체들이 지방 분양시장의 훈풍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예정된 분양을 서둘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반도건설의 김정호 과장은 "현재 지방은 굳이 여름이라고 해서 비수기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호재가 있는 곳은 워낙 잘되고 있고 수요자들의 관심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일부 분석은 아직 성급한 판단인 것 같다"며 "최근 이뤄진 포스코건설 부산 센텀포레의 1순위 청약이 191대 1에 마감되는 등 수요자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상황도 휴가철 분양증가에 한 몫을 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사태를 겪자 하반기 어떤 악재가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최근 분양을 앞당긴 회사들이 늘어난 것.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며 "하반기 경기가 어떻게 바뀔지 예상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일정을 앞당기는 단지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의 훈풍이 수도권까지 퍼지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의 박원갑 소장은 "분양시장 현상은 대체적으로 매매시장에 뒤따라 나타난다"며 "현재 주택업체들이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일반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