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FT)가 23일 보도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재무장관은 “우리는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엔ㆍ달러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에서 벗어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07.26엔으로 4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의 재정 및 무역적자가 확대되면서 달러화는 최근 엔화뿐 아니라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 주 엔화가치의 추가적 상승을 막기 위해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시장개입을 시사하는 것은 추가적인 엔화가치 상승을 방치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ㆍ4분기에도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려 1억4,200만달러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었다.
올 2ㆍ4분기 이후 엔ㆍ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엔화가치 하락)하자 일본 정부는 최근 6개월동안 외환시장 개입을 사실상 중단했다. 일본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이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자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했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외환 전략가인 제이크 무어는 “일본 금융당국이 2ㆍ4분기부터 시장 개입을 중단했지만 일본 정부 당국자의 발언은 일본이 여전히 엔화 가치가 고평가되는 것보다는 저평가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개입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칠 경우 이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