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양원가 공개 논란] “분양가 거품빼야” “공급위축 초래”

분양가 원가내역의 공개의무화를 둘러싼 갈등의 근본 원인은 국민주택 규모인 25.7평 이하의 주택마저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올 상반기 분양된 전용18~25.7평 이하 아파트는 분양가는 28.7%가 올랐다.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에 육박한 925만4000만원에 달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회 건교위 이희규 의원이 지난 22일 주택 분양가 원가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한국주택협회는 26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주택협회는 “공사원가 공개를 통한 가격통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원가 공개는 결국 수익률 하락, 주택사업의욕 저하, 주택공급 위축 등의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희규 의원 등 여야의원 30명의 국회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99년 자율화 이후 5년 새 분양가가 80%가 올랐다”며 “특히 건설사들은 원가 등을 감안하기 보다는 해당 지역 아파트 시세에 준해 분양가를 책정, 실수요자들의 피해만 가져오게 했다”고 지적했다. ◇주택업체, 억울하다 = 주택업체는 억울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분양가 인상에 따른 이익을 모두 주택업체가 가지고 간다는 사회적 지탄을 떠안고 있기 때문.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지난 해 이후 시멘트, 철강 등의 원가는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고 땅 값 역시 크게 올라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 했다는 설명이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원가내역 공개 앞서 사실상 과점을 하고 있는 철강 등에 대한 가격 인상 규제를 정부가 해야 한다”며 “주택업체에만 모든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익구조 분배 역시 시공사가 가장 적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건설업체가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의 주상복합ㆍ오피스텔 등 초기분양 100%가 완료된 개발사업 4건을 분석한 결과, 지주ㆍ시행사ㆍ시공사 간의 개발이익 비율이 각각 3대 4대 2인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총 개발이익을 100원으로 산정했을 때 시행사가 가장 많은 평균 43원의 이익을 얻고 지주는 토지매각을 통해 평균 31원, 시공사는 공사를 통해 21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양가 거품제거 위해 불가피 = 분양가 원가 내역공개는 현재 분양가는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공개되는 분양가 내역이 토지비와 건축비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 인근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한 이후 토지ㆍ건축비를 꿰 맞춘다는 것. 이에 따라 같은 아파트도 지역에 따라 건축비가 두 배 이상 차이 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주택업체 관계자가 밝힌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A모씨는 “분양가 책정은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며 “이를 맞추기 위해 실제공사비와 영업이익, 기타 영업추진비용 등을 임으로 부풀려 통합된 건축비에 넣는다”고 말했다. 결국 현행 밝히고 있는 토지ㆍ건축비 항목을 세분화, 건축비의 경우 실제공사비와 사업추진비, 기타 이윤 등을 구분해 제출해야만 분양가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시공능력 300위 이내 업체들이 300가구 이상 단지의 분양가 원가내역을 공개할 경우 분양가가 현재보다 20% 이상 빠진다는 설명이다. ◇분양가 얼마나 올랐나 = 지난 21일 건설교통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978만4,000원. 이는 지난 해 평균 822만9,000원에 비해 18.9%가 뛰었다. 분양가 자율화 이전인 98년에는 543만5,000원에 불과했지만 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가는 16.2%가 오른 631만5,000원이었다. 또 지난 해 이후에는 주택분양열기가 과열되면서 5년 전에 비해 80%(434만9,000원)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상반기는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아파트 분양가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전용18평~25.7평은 지난해 719만3,000원이던 것이 올해는 925만4,000원으로 28.7%가 폭등, 서민주택도 고분양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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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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