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시설 공사현장. 60㏊(60만㎡) 규모의 건설현장에는 ITER 시설 중 가장 중요한 토카막(Tokamakㆍ러시아어로 도넛 모양의 자기핵융합실험장치)이 들어설 건물과 초전도 PF코일이 조립될 건물의 기초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시설은 오는 2019년까지 ITER 부지에 들어설 39개 건물 중 첫번째로 들어서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ITER는 지난 7월 총 사업계획(Baseline)을 확정하자마자 토카막 시설 공사에 착수했다.
공사현장에서 만난 김용환 ITER 중앙엔지니어링 및 플랜트 지원 사무차장은 "ITER는 운용 방식이 한국형 핵융합로인 KSTAR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 연구진에 대한 세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사무차장은 "KSTAR의 성공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KSTAR와 ITER는 초전도자석 시스템과 플라스마 생성 등의 핵융합 공정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카막의 핵심을 구성하는 PF코일은 직경이 무려 24m로 완제품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ITER 건설현장에서 직접 조립해야 한다.
이 건물은 길이 250m, 넓이 40m 규모로 내년 7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설 토카막의 무게는 에펠탑(7,300톤)보다 무거운 8,000톤에 달한다. 완공된 PF코일 조립동에서 만들어진 케이블은 바로 옆에 있는 높이 60m의 건물로 옮겨져 토카막 조립에 사용된다.
데이비드 캠벨 ITER 연구개발 사무차장보는 "ITER는 인류에 매우 중요하고 도전적인 과제"라며 "지난 30년 동안 플라스마를 제어하기 위해 축적된 기술이 ITER 토카막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찾은 ITER 건설현장은 인류의 미래에너지를 책임질 대역사 치고는 예상보다 차분했다. 마치 조용히 가동되면서도 거대 에너지를 생산하는 ITER의 실제 가동 모습을 미리 보는 듯했다.
뿐만 아니라 청정 무공해에너지의 꿈을 실현할 ITER는 건설단계부터 친환경적 해체를 염두에 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리나 로드리게스 ITER 안전ㆍ품질관리책임자는 "ITER는 설계 때부터 이미 깨끗한 자연으로 되돌려질 것이 고려됐다"며 "모든 공정과 운영은 관련 법은 물론 매년 2회의 공청회 등을 통해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39개 동에 달하는 ITER 시설은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지어지며 건물이 갖춰지는 대로 각종 설비와 부품을 조립한다. 2019년까지 모든 시설이 완공되면 이때부터 본격적인 실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 사무차장은 "2019년에 첫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2026년쯤 삼중수소(tritium)를 사용한 핵융합을 실시하는 등 모든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40년에는 핵융합을 통한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