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그램 매매 영향커져 주가 중기적 하락세 우려

선물과 연계된 기계적인 매매가 주식시장을 다시 600선 아래로 되돌려 놓았다. 선물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지만 2,500여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선물 매매를 통해 프로그램 매매의 방향을 결정 짓고 있어 향후 외국인들이 선물매매 동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반등을 이끌 모멘텀과 매수주체의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권에 있는 시가총액 대형주 매매에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했다. 대신 실적호전 중소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이 선물을 3,892계약 순매도하며 시장 베이시스를 압박함에 따라 2,547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14.45포인트 하락한 596.36포인트로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들이 현물시장에서 2,2543억원의 저가매수에 나서고 외국인들도 현물을 173억원 사들였지만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외국인 선물매매가 프로그램매매 결정=최근 3일간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결정 지은 가장 큰 요소는 단연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 동향이다. 지난 15일 외국인들은 선물을 2,446계약 사들이며 선물 강세를 이끌었고 이는 저평가된 현물을 사들이고 고평가된 선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수세를 1,025억원 어치나 유발했다. 반면 16일에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6,874계약을 순매도하자 1,45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고, 19일에도 외국인의 3,892계약 선물 순매도가 베이시스를 악화하며 2,547억원의 프로그램 매도세로 이어졌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공격적 선물 매도는 투기적인 매매일 가능성이 높지만 현물주식 청산을 위해 미리 헤지 차원에서 선물매도에 나섰을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4월 종합주가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후 선물시장에서 21~22일 이틀간 1만3,000계약을 순매도했고 그 이후 현물시장에서 5,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보이며 하락세를 주도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 더 커질 듯=최근 들어 프로그램 매매의 시장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개인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기관 등 투자 주체들이 적극적인 매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의 지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장세는 중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2,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짐에 따라 일단 추가매물과 관련해 급한 불은 꺼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향후 프로그램 매매의 향방은 외국인의 선물매매와 이에 따른 베이시스 움직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승훈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선물 비중축소가 일단락되고 베이시스가 안정될 경우 추가매물은 1,000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며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0.1~0.2포인트 정도를 유지한다면 추가적인 매물부담은 2,000억~2,5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매매를 결정짓는 시장 베이시스는 지난 15일 0.35포인트를 기록한 후 16일 0.14포인트, 19일에는 마이너스 0.38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주목해야=19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형주 지수가 2.45% 하락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의 하락률은 각각 2.04%, 1.30%로 상대적으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하락률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외국인들의 현물 매수강도가 크지 않은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이 대형주에 집중되자 중소형주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프로그램 매매동향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개별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대표주들의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다는 점도 당분간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지수대에서 중소형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지수가 추가 조정을 보인 후 가격메리트가 재차 부각되는 570~580선대에서 실적호전 중소형주 위주로 저점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관련기사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