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애널리스트 '투자권고' 고민

기업요구조건 참고지시 '업무 공정성저해' 반발 미국이 경기침체 기미에 빠져들면서 미국 투자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권고 선택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최근 JP 모건은 자사의 애널리스트들이 특정 기업에 대한 주식에 대한 권고 사항을 낼 때 반드시 그 기업의 요구조건을 참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특정기업에 대한 매도 권고가 해당 기업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금융회사들이 그 기업으로부터의 주문받을 수 있는 회사채 인수 등 짭잘한 돈벌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 기업 분석 업무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인 키퍼 매니저스의 프랑크 바코시는 "이러한 조치는 공정하고 독립적인 기업 분석 업무를 접어라는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진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업들의 투자권고사항에서 무조건 좋은 평점만을 줄 수는 없다. 미국 주식거래위원회가 각 애널리스트들의 권고사항을 하나하나 검증하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바이(매수)' 권고를 내렸다가 뜻하지 않게 이 주식이 갑작스럽게 폭락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애널리스트가 져야 한다. 메린린치는 최근 자사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특별한 강의를 열었다. 기업고객들을 노하지않게 하면서 기업들의 투자등급을 낮출 수 있느냐라는 주제로 에널리스트들에게 내부교육을 시킨 것. 바로 몇 달전 특정기업에 대한 적극 매수 권고를 내렸다가 갑작스럽게 매도 권고를 내리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메린린치는 강의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완곡하고 간접적인 접근을 통해 기업의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기술을 전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업분석을 제공하느냐 아니면 경영진과 투자자의 눈치를 보며 시장에 영합하는 기업정보를 내놓을 것인가. 약세장을 맞이한 월스트리크의 애널리스트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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