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봇혁명/산업용 로봇] 조립서 품질검사까지 '공장장악' 눈앞

이는 인간의 신체가 가진 특성을 최소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산업용 로봇의 생김새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팔 형상과 비슷하다. 여기에 해당작업에 맞는 공구가 로봇 손으로 부착돼 주어진 일을 수행한다. 산업용 로봇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작업을 고속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인간의 손은 아주 유연하다. 유연성을 높이려면 지능이 우수해야 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작업이 단순해야 하는데, 산업용 로봇은 유연성보다 생산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것은 사람의 손 형태를 로봇이 그대로 흉내내기는 어렵기도 하고 오히려 불필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로봇은 사람과 비교해 유연성은 떨어져도 정해진 정밀작업에는 훨씬 유리하다. 전통적으로 산업용 로봇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생산공정과 전자제품 조립공정이다. 특히 100㎏에 육박하는 공구로 작업하는 자동차 공장의 점용접 공정은 로봇이 가장 먼저 활용됐으며, 지금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전자제품 공장에서는 작은 부품을 정해진 위치에 꼽는 정밀작업 등을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차없이 수행한다. 산업용 로봇은 요즘 물건 옮기기, 아크용접, 도장, 조립, 가공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 작업에 동원되는 고기능의 로봇은 센서를 가지고 대상물을 인식, 스스로 움직인다. 사람이 눈의 시각과 손의 촉각을 이용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듯이 로봇도 시각에 해당하는 비전센서와 촉각에 해당하는 힘센서를 사용해 부분적인 지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에 투입된 로봇 중에는 출고 단계에서 차체의 품질을 검사하는 불걍품 감지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듯이 전세계 제조산업의 확대는 이를 위한 산업용 로봇의 발전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향후 산업용 로봇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관점에 따라 여러가지 답이 나올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로봇의 궁극적인 모델이 사람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 신체 각 기능과 전체적인 특성을 관찰해보면 로봇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유추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사람의 팔 하나에 해당할 뿐이지만 두팔로 동시에 작업하는 로봇이나 전기구동방식 대신 인간의 근유과 유사한 형태의 구동방식으로 움직이는 로봇은 훨씬 다양하고 어려운 일을 해낼 것이다. 아직까지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도 있다. 그 한 예는 인간처럼 시각과 촉감을 동시에 이용해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기능의 계산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복잡한 제어 알고이즘을 인간처럼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상업화는 고사하고 실험실에서 조차 구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만약 이같은 시스템이 개발되고 여기에 다양한 외부정보를 받아들이고, 학습을 통해 축적된 지능으로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간형 판단특성」이 개발돼 결합한다면, 로봇은 더이상 단순 조립공의 위치에 머룰지 않고 공장 전체를 책임지게 될 것이다. 임동석기자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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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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