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직화된 산업구조로 갈등 필연

■ '철근값 인상' 철강-건설업계 충돌<br>건설업계 "값인상 도미노 이번엔 좌시못해"<br>철강업계 "철스크랩등 가격 급등 반영한것"<br>공정위 '가격담합' 조사결과 연내 나올듯


수직화된 산업구조로 갈등 필연 ■ 중간산업재 '공급가 인상' 마찰원자재값 급등 도미노 파장에 가격담합 시비공정위 "철강업계 담합조사 결과 연내 발표" 이종배기자 ljb@sed.co.kr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유가와 원자재가 급등으로 인한 업종 간 마찰은 하루이틀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상당 부분 국제시장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1차 가공하고 이를 2, 3차 가공업체로 넘기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이러다 보니 외부에서 발생하는 악재는 도미노식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철근 값 인상도 마찬가지. 제강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필연적인 인상이라고 항변하지만 수요처인 건설업계는 매출원가의 5% 가까이 차지하는 철근 가격의 연이은 인상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미노식 파장=세계 1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업체들도 원자재가격 인상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조선협회가 주요 철강업체를 찾아다니며 핵심 원재료인 후판 생산설비를 추가 증설해줄 것과 급격한 가격 인상을 피해줄 것 등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의 인상이 열연코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흐름을 알고 있지만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원가경쟁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불거진 철근 가격 인상마찰도 마찬가지. 원자재인 철스크랩을 해외시장에 의존하는 국내 제강업체로선 국제가격에 연동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제강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가격 담합 의혹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올 들어 다섯번째 가격 인상도 국제 원자재 값 상승에 따라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의 고공행진은 수직화된 산업구조를 가진 석유화학업계의 업체 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진다. 중국의 영향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다운스트림의 PS, TPA 등은 유가 상승에 원자재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더이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TPA를 원료로 사용하는 화섬업체도 도미노식 충격을 피할 수 없다. ◇공정위 어떤 판단 내릴까=공정위는 이번 철근 값 인상에 대해 담합 여부를 조사, 연내에 발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철근가격을 놓고 공정위가 담합 여부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정위는 지난 2003년 9월에도 철근 제조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가격을 담합했다며 총 7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해당 제강사들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모 철강사는 관련된 공정법 조항에 대해 위헌 제정을 신청했다.) 2003년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공정위는 올해 초부터 또다시 현대제철 등 7개 제강업체의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때문에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법원 판결뿐 아니라 건설업계와 제강업계 간의 철근 다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철근을 둘러싼 논쟁은 '시장이 전형적인 공급자 위주'라는 데에 있다. 연간 국내 철근 수요는 1,100만톤인데 이중 1,000만톤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나머지 100만톤가량은 수입하고 있다. 당연한 결과로 시장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가격 담합은 없다"는 철근업계와 "담합 의혹이 짙다"는 건설업계, 그리고 공정위의 계속되는 철근 가격 담합 감시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철근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9/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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