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국 찾은 김종훈 유리시스템 회장

◎75년 16세때 부친따라 미에 이민/22년만에 ATM교환기업체 회장에/김 대통령 초청으로 화려한 귀국지난 75년 16살때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한 소년이 22년만에 미국에서 화제를 뿌리는 첨단통신장비인 ATM교환기 생산업체의 회장이 돼 「화려한 귀향」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1일 고국을 찾은 김종훈 미 유리시스템 회장(38)이 그 주인공. 그의 이번 방문은 지난 봄 김대통령의 방미때 현지에서 활동하는 우수기업인 초청만찬이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정김」으로 널리 통하는 그는 미국 재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방장관과 울시 전 CIA국장 등 유명인사들을 영입해 초호화 이사진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경제잡지인 미 비지니스위크는 지난 5월26일자에서 김회장을 표지모델로 다루면서 『유리시스템은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순이익, 기업의 시장가치, 향후전망 등을 따져볼 때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김대통령을 예방하고, 강봉균 정보통신부장관과 만난다. 또 한국통신, 데이콤 등도 차례로 방문하는 등 7일간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현황을 둘러보고 국내산업발전과 우수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방안과 투자협의를 할 예정이다. 벤처기업인 유리시스템은 음성·영상·데이터 전송장비 업체로 지난해 매출 2천1백만 달러에 순이익이 3백20만달러로 지난 3년간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연평균 3백85%와 4백10%를 기록하는 등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ATM(비동기 전송방식) 통신장비는 보스니아 내전때 이를 사용한 미군에 의해 그 성능이 입증되면서 전체 생산품의 96%가 최고 제품만을 구매하는 미국 정부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김회장은 존스 홉킨스대 재학시절 컴퓨터시스템회사를 세울 만큼 창업에 일찍 눈을 떴다. 졸업후 미해군에 입대해 핵잠수함 승선장교로 최첨단 군용통신장비를 다루면서 관련기자재의 사업가능성을 발견했다. 제대한 뒤 얼라이드시스널사의 자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그는 92년 40만달러의 자본금으로 인티그레이티드 시스템스 테크놀러지사를 창업하고 지난해 큰딸의 이름을 붙여 유리시스템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김회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통신분야의 신기술을 독학으로 따라 잡으며 사업아이디어를 짜고 판로를 개척했다. 그리고 5년만에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유망기업」을 일구어냈다. 김회장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2월 유리시스템이 상장된 것. 그가 보유한 지분(56%)을 시가로 환산할 경우 1억6천8백만달러(1천5백억원)에 이른다. 김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눈을 세계로 돌리고 있다. 지난 3월 국내시장 진출을 위해 중소통신업체인 델타정보통신과 제휴한 것을 계기로 첨단 통신장비시장을 석권해 보겠다는 포부는 그 첫발이다.<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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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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