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들 '공모 대박'에 수익 짭짤

올 8곳중 7곳 청약경쟁률 수백대1 웃돌아<br>상장주관사 이자·수수료 수입 등 크게 늘어


식을 줄 모르는 공모주 열기 덕분에 청약 경쟁률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상장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이자 수입, 높은 수수료 수입, 신규 고객 확보 등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621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무리한 JNK히터를 포함해 올 들어 현재까지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예비 상장사 여덟 곳 중 중국고섬을 제외한 일곱 곳의 청약경쟁률이 모두 수백대1을 웃돌았다. 공모주 정보제공업체 IPO스탁에 따르면 14일 청약을 마감한 씨그널정보통신은 무려 1,119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고 가장 낮은 딜리도 238대1이나 됐다. 경쟁률이 0.46대1로 부진했던 중국고섬은 싱가포르 상장사로 증권예탁증서(DR)를 통해 국내 증시에 입성하다 보니 '공모주 열기'의 수혜를 제대로 못 본 측면이 있다. 경쟁률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청약증거금의 규모도 엄청났다. 18일 청약을 마친 블루콤은 증거금으로만 무려 2조926억원이 몰렸다. 증거금 20조원으로 역대 청약증거금 1위를 기록했던 삼성생명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3월 상장한 대한생명(4.2조원)의 절반이고 지난해 1월에 상장한 지역난방공사(2.5조원)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우선 이같이 몰려든 증거금 예치로 받는 이자수입이 짭짤하다. 증권사가 청약증거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하면 연이율 1%를 이자로 받을 수 있다. 청약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환불일까지의 기간이 통상 1~2일에 불과하지만 2조원을 이틀 동안 맡기면 짧은 기간에 무려 1억원이나 되는 수입이 발생하게 된다. 공모주 수요가 늘면서 수요예측시 매번 공모가가 희망 범위의 상단을 찍으며 공모금액을기준 삼아 받는 수수료 수입도 훨씬 많아진다. 공모를 끝낸 엘비세미콘을 비롯해 각각 24일, 26일 공모를 시작하는 케이아이엔엑스와 나노신소재는 확정 공모가가 공모가 밴드를 웃돌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의 경우 증권사가 상장기업으로부터 받는 주관 수수료는 확정 공모금액의 2~3% 정도다. 우리투자증권은 블루콤과 JNK히터의 상장으로 각각 8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공모를 서두르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어 주관 수수료 수입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연이은 '청약 매진 행렬'에 상장주관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점도 큰 이득이다.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관 증권사의 계좌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블루콤과 JNK히터의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올 들어 20일까지 확보한 신규 고객이 지난해 12월 전체의 신규 고객 수보다 13% 많았다. 새로 계좌를 만든 고객이 지난달에 비해 하루당 62%나 많아진 것이다. 다나와와 엘비세미콘의 상장주관업무를 맡은 한국투자증권도 하루당 신규 고객이 35% 정도 늘어났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고객 증가 요인이 반드시 공모주 청약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최근 공모주 열기를 볼 때 영향이 상당 부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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