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4월 10일] 은행에 대한 정부 통제의 문제점

파이낸셜타임스 4월 9일자

시장에서처럼 여론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골드만삭스는 이걸 이해한 것 같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이번주 연설과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이 은행가에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내놓았다. 바로 회개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동료 은행가들보다 자신들의 잘못을 더 확실하게 인정했다. 손실 가능성을 과소평가했고 신용평가회사의 위험모델에 너무 의존했으며 복잡한 투자상품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실토했다. 앞으로 은행들은 더 신중하게 리스크를 낮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기를 촉발시켰던) 은행들의 원죄는 은행가들이 보수를 받는 방식에서 촉발된 것이기도 하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은행가들이 “이기적이고 탐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후배주(deferred stockㆍ배당 소득 등을 보통주보다 후순위로 받는 주식)로 보수를 지급하는 보상 체계를 생각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가들은 은퇴할 때나 그 이후에 보수를 챙길 수 있다. 이는 그가 예전에 추진했으면 참 좋았을 현명한 제안이다. 지금이라도 시작한다면 바람직한 방안이다. 그는 2008년 자신의 보너스를 반납해 은행 주주들과 사회에 양보의 미덕을 보여줬다. 그는 최근 “금융기관들은 더 광범위한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들이 적절한 규제 체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급기야 정치가들이 은행 최고경영자(CEO) 보수 등을 강제적으로 규제하려 하고 있다. 사회가 은행 파산이라는 구조적 위험을 감당하고 있으니 이런 위험을 키우는 임금 체계를 손보는 것은 정당하다. 정부 조치는 그러나 좀 지나친 면이 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들의 외국 인력 고용을 제한하는 의회 법안에 반대했다. 이것은 그가 옳다. 이런 보호주의는 자멸로 갈 뿐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인력들을 끌어모은다. 이것을 막는 것은 국가가 자살유서를 남기겠다는 것이다. ‘미국인만 고용하라’는 바보 같은 정책은 은행 운영에 대한 정부 통제의 위험성을 드러낸 것이다. 규제는 필수적이다. 다만 규제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은행은 고유의 책임영역을 가져야 한다. 이제 은행가들이 그동안 자구노력으로 제시했던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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